[리뷰] 실화가 주는 감동·배우들의 열연·한편의 오페라 ‘더 테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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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19 1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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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포스터]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실화가 주는 감동은 남다르다. 고(故) 노무현 대통령의 일화를 모티브로 한 ‘변호인’이 그랬고,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을 피해자의 입장에서 다룬 ‘한공주’도 호평을 받았다. 천우희는 ‘한공주’로 청룡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으며 ‘변호인’의 송강호는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됐다.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감독 김상만·제작 모인그룹·공동제작 보이스 팩터리)는 실화를 바탕으로 하면서 현재 실존하는 인물이 주인공이다. 아시아 최고의 천재 테너 배재철 성악가가 오페라 무대에서 전성기를 보내고 있을 무렵 갑상선 암 선고를 받고 목소리를 잃게 된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유지태가 배재철 성악가를, 성악 영화와 인연이 깊은 차예련이 배재철 성악가의 아내 이윤희를 연기했다. 일본 배우 이세야 유스케(사와다 역), 키타노 마이(미사키 역), 유고슬라비아 출신 나타샤 타푸스코비치(멜리나 역) 등 다양한 국가의 배우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사진=영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 스틸컷]

오페라라고 하면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고가의 공연이라 접한 사람보다 접하지 못한 사람이 더 많다.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는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을 오페라 곡을 삽입했다. 푸치니의 ‘투란도트’의 ‘공주는 잠 못 들고’(Nessun dorma),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에서 경쾌하고 웅장하게 펼쳐지는 집시들의 노래 ‘대장간의 합창’까지 귀를 즐겁게 한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배우 유지태의 열연이다. 오페라 무대 위 카리스마 넘치는 배재철 성악가의 힘을 그대로 보여주는가 싶더니 갑상선 암 수술 후 절망에 빠진 ‘인간’ 배재철의 모습을 메소드 연기로 풀어냈다. 감히 유지태의 연기 중 최고라고 말하고 싶을 정도다.

주연급 배우들에게 주어지는 전용 대기실도, 흉물스럽게 찢겨진 길거리의 공연 포스터 앞에서 감정을 주체할 수 없는 배재철의 내면을 완벽하게 표현했다.

유지태 뿐 아니라 다른 출연진 모두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했다. 그동안 한국영화에 출연하는 외국인 배우들은 어색한 연기로 몰입에 방해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에 출연한 주연, 조연, 단역, 엑스트라까지, 수많은 외국인 배우들은 모두 제자리에서 제 몫을 톡톡히 해냈다. 차예련 역시 오페라 오디션에서 짧지만 강렬한 연기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 모든 것은 김상만 감독의 연출력 아래 하나로 뭉쳤다. 오페라 실황을 보는듯한 연출은 9000원짜리 영화관 티켓으로 9만원짜리 오페라 현장에 와 있는 기분이 들게 했고, 다양한 카메라 워크로 배우들의 속마음을 알 수 있게 했다. 사운드와 영상이 적절히 어울려 힘을 실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오페라 장면에서 배우들과 노래의 싱크가 약간 어긋난다는 점이다.

감동실화 ‘더 테너 리리코 스핀토’는 2014년의 마지막 날 관객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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