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 해산선고 관련 학계·시민단체 다양한 의견 표출

통진당 해산 선고…학계·시민단체·시민 '찬반양론'

이정희 대표)를 비롯한 통합진보당 당원들이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3호선 안국역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정당해산 반대 민주 수호 대국민 호소 108배를 하고 있다.[남궁진웅 timeid@]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 헌법재판소가 19일 헌정사상 처음으로 통합진보당에 대한 해산을 선고한 데 대해 학계·시민사회단체·시민들이 다양한 의견을 쏟아냈다.

우선 학계에서는 이번 결과에 대해 매우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헌재 내 공안파의 완승"이라면서 "헌재 내부에는 중도파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정당 노선에 대한 비판은 사회적 토론이나 선거를 통해 이뤄져야 하지 정당해산이라는 법적 조치로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도 선고 직후 자신의 트위터에서 "한국 사법의 흑역사"라고 이번 판결을 평가 절하했다.

반면 이재교 세종대 자유전공학부 교수는 "당연한 결정"이라면서 "헌재 결정은 대한민국 헌법의 정당방위"라고 판결을 반겼다.

그는 "통진당은 RO(혁명조직)로 테러 등을 준비해온 정당인데 대한민국 헌법이 묵과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어 시민단체에서도 보수와 진보가 갈려 극명한 평가를 내렸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고계현 사무총장은 "통진당의 이념이나 사상이 내란 선동이나 반국가활동을 한 것으로 법원이 인정한 이석기 의원이나 RO와 일치된다고 규정한 것"이라면서 "일부 행위를 통진당의 행위로 해석한 데 대해 유감"이라며 해산 결정을 비판했다.

참여연대도 성명을 통해 "민주적 기본질서를 부정한 것은 통진당이 아닌 헌재와 정부"라면서 "헌재와 정부의 폭력으로부터 한국 민주주의를 지켜야 하는 작금의 현실에 절망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반면 보수 단체는 이번 선고가 '민주주의 발전의 계기'라며 헌재의 선고를 지지했다.

한국자유총연맹은 "막중한 책임감으로 이 같은 결정을 내린 헌재 재판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면서 "통진당 해산과 관련해 '정권퇴진' 운운하는 종북 세력의 불복종 운동이 일어날 것이 우려되는 만큼 정부는 이를 엄단해야 한다"고 성명을 냈다.

북한민주화청년학생포럼도 성명에서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한 정의로운 결정"이라며 "다만 통진당이 해산되는 것으로만 끝날 것이 아니라 통진당 국회의원을 제명하고 당원 명단을 공개해 대한민국 곳곳에 암약하는 종북주의자들을 뿌리 뽑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민들은 통진당의 행보 자체에는 거부감을 드러내면서도 헌재를 통한 정당해산에는 의견을 달리했다.

직장인 이모(26)씨는 이씨는 "이번 판결은 순서가 잘못됐다"며"우선 판결을 내리기 전 이석기 사건에 대해 확실한 증거를 잡고 이를 통해 해산시키는 게 맞다"고 판결을 비판했다.

직장인 안모(30)씨는 "통진당의 여러가지 행적을 볼 때 상당히 불편한 점은 있지만 증거가 명확하지 않은 시점에서 정치적 가능성만으로 당을 해체시킨건 무리한 판결 같다"고 의견을 보였다.

반면 자영업자 (32)김모씨는 "통합진보당은 이전의 사건들로 봤을 때 사상이 위험하고 이적단체의 근거가 충분해 보인다"며 "국가의 안전과 헌법을 기강을 세우기 위해서라도 이번 판결은 정당하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