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현주 기자 = 돌고 돌아, 원점으로 왔다. "아기때부터의 그리기 습성"은 그에게 다시 붓을 잡게했다. 20여년만에 물감을 손에 쥔 그는 '마음이 피어남'을 느꼈다.
"그림에 대한 그리움이 항상 있었어요"
가수 이현우(48)가 화가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19일 서울 통의동 진화랑에 작품 20점을 걸고 첫 개인전을 펼친다.
"세상에 태어난게 상처죠." 화려한 연예인생활을 하며 "그동안 생긴 마음의 상처에 이제 굳은살이 생겼다"는 그는 "상처받은 마음을 그림에 배설한다"고도 했다.
40대 중반에도 우울한 감성이 엿보이는 그는 갤러리 큐레이터가 '사랑을 노래하는 가수'라고 소개하자 "그건 아니다"며 쑥쓰럽게 웃었다. 자신의 노래는 '그늘'이라며 사랑은 '정신병'이라고 했다. 0.01% 때문에 환희하지만 그 나머지는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럽냐며 사랑의 불길에 데어본 흔적을 보였다.
중학교 2학년때 미국으로 이민가 미술중고등학교와 미대를 나온 그는 졸업후 그래픽회사에서 직장인 생활을 했다. 하지만 회사생활은 답답했다.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에 회사를 그만두고 한국에 잠깐 나온 것이 인생의 새로운 문을 열게했다.
우연히 가수로서 인기를 누리고 연예계로 편입했지만 여전히 미술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림, 안 그릴 수가 없었어요. 음악으로 표현할 수 있는 게 한계가 있잖아요. 머릿속에 왔다 갔다 하는 이미지들, 나이가 들면서 잊어버릴 수 있는 것들을 색깔로 기록해 놓고 싶었어요.”
연예인의 작가 데뷔라는 측면에서 미술계에서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배우 하정우의 이야기도 나왔다. 하지만 그는 담담했다. "연예인이라는 시선에서 벗어나 그냥 미술을 하고싶었다"며 "어떤말들에 민감할 나이는 지났고, 이제 모든 걸 수용할수 있는 나이가 된 것 같다"면서 이벤트로 여는 전시가 아님을 강조했다. "저도 화가로서 표현하고 싶은 게 있어서 이러는 것이니 좋게 봐 주셨음 합니다"
자신감도 드러냈다. 팝아트, 그래픽같은 그림을 그리는 중국작가들의 약진을 보면 "나도 할수 있겠네"라는 생각도 작동했다. 미술전시를 놓치지 않았고 그룹전에 참여하며 그리기를 쉬지 않았다. 2011년 인사갤러리에서 '아름다운 숨'전에 합류했고 지난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온 스타일 윤주의 봄날' 팝업전시에 참여한 적이 있다.
아크릴을 옅게 여러번 바르고 발라 그라데이션을 효과를 보이는 작품은 붉은색과 노란색, 붉은색, 검은색 등이 주를 이룬다.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가시도 세우지만 세월이 지나가면서 하트도, 가시도 변화하고 진화할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나를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함을 느낍니다. 저는 운이 좋은 것 같아요."
대중가수에서 그림으로 다시 소통을 시작한 '행운의 사나이'는 자신의 작품에 대해 "누군가는 수준 이하로 볼 수도 있겠지만 시작이 중요한 것 아니겠느냐"며 " 평가받을 자리에 서 있다는 것만으로,또 이렇게 전시할 수 있어 행운"이라며 '특유의 어설픈' 미소로 웃어보였다.
"이번 전시는 제 마음의 하트들을 모아놓은 농장이에요. 많은 사람이 내 그림을 봐준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행복할 것 같아요." '하트 블로섬 팜'(Heart Blossom Farm)을 타이틀로한 전시는 내년 1월17일까지 열린다.(02)738-75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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