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성명에서 “지금까지의 조사 결과 북한 정부가 이번 해킹 행위에 대한 책임이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해킹 사건에 대해 특정국가에 책임이 있다고 공식 발표한 것은 처음이다.
FBI는 “조사 결과 이번 해킹 공격에 사용된 데이터 삭제용 악성 소프트웨어와 북한의 해커들이 과거에 개발했던 다른 악성 소프트웨어가 연계돼 있음을 확인했다”며 “특히 특정 명령어와 암호화 기술, 데이터 삭제 기법 등에서 유사성이 있다”고 말했다.
FBI는 이번 공격에 사용된 북한 내의 인프라스트럭처와 북한의 다른 사이버 행위가 상당히 연결돼 있음을 확인했다. 예를 들어 북한 내 인프라와 관련된 몇 개의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와 이번 공격에 사용된 악성소프트웨어 내장 IP 주소 사이에 교신이 이뤄졌다는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한 올해 마지막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이번 해킹 공격은 미국에 엄청난 손상을 입혔다”며 “우리는 북한에 '비례적으로'(proportionally)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적절한 장소와 시간, 방법을 선택해 대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사이버 보복공격 △고강도 금융제재 △테러지원국 재지정 △한국에 배치된 군사력 증강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유엔 주재 북한대표부에서 인권 문제를 담당하는 김성 참사는 이날 AFP에 “북한은 이번 소니 해킹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해킹과 북한은 어떠한 연관도 없고 전혀 언급할 만한 가치도 없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 달 'GOP'(평화의 수호자)라고 주장하는 해커들은 소니에 대해 해킹 공격을 가했다. 이로 인해 소니 측은 할리우드 유명인사와 전·현직 임직원 등 4만7000명의 신상, 미개봉 블록버스터 영화 등 기밀정보가 유출됐다. 17일 영화 인터뷰 개봉도 취소됐다.
한편 소니는 이날 성명에서 “우리는 (극장이 아닌) 다른 형태의 플랫폼을 통해 영화 '인터뷰'를 방영할 계획”이라며 “우리는 즉시 영화 '인터뷰'를 방영할 수 있는 대안을 찾기 위한 조사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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