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케아 입장을 위한 대기행렬.[이케아 광명점 (사진=한지연기자)]

지난 20일 첫 주말을 맞은 이케아 광명점 모습. 레스토랑을 이용하기 위해 줄 지어 있는 사람들.[이케아 광명점 (사진=한지연기자)]
아주경제 한지연 기자(광명) =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는 겁니까?"
한 40대 운전자가 연신 클랙슨을 울려대며 짜증스럽게 물었다. 교통정리를 하던 이케아 직원은 어림잡아 한 두 시간은 더 기다려야할 것 같다고 대답했다.
이케아 국내 1호점인 광명점이 첫 주말을 맞았다. 우려했던 대로 광명역에서 이케아 입구까지 이어지는 약 2km거리는 주차장을 방불케했다.
지난 20일 살을 에는 매서운 추위 속에도 이케아 매장을 찾는 사람들의 발길은 끊이질 않았다. 오전 8시부터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해 개장 시간인 10시가 되자 매장 입구에는 2000명의 사람들이 들이쳤다. 체감기온 영하 20도의 강추위와 오랜 대기시간에 혹시 사고가 나지 않을까 응급차도 등장했다.
안산에서 온 강 모씨(37)는 "주말이라 사람들이 몰릴 것을 감안해 오전 9시부터 기다렸는데 11시에나 들어갈 수 있겠다"며 아쉬워했다.
이케아 매장 앞 도로도 아비규환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수 백여대의 차량이 몰리자 10여명의 경찰이 동원돼 교통정리에 나섰지만 혼잡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곳곳에서 고성과 고함이 오갔고, 일부 차량은 입구에서 차량을 돌리기도 했다.
일산에서 온 황 모(40)씨는 "1km 남짓한 거리를 오는데 40분이 넘게 걸렸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더 지옥"이라고 전했다.
◆ 주말 데이트 코스로 딱…체류시간 기본 5~6시간
이케아 광명점은 총 2층의 매장과 사무실, 주차장으로 이뤄져 있다. 매장 2층에는 65개의 인테리어 쇼륨을 구성해 고객들에게 인테리어와 제품을 직접 보여준다. 쇼룸에는 인테리어에 쓰인 가구와 제품 가격 안내판이 부착됐다. 매장 곳곳에는 주문지와 줄자 등이 배치돼있어 원하는 상품을 메모하거나 가구의 크기를 잴 수 있다.
박 모(여의도·30) 씨는 "쇼룸별로 인테리어 합산 가격이 나와 있어 무척 편리하다"며 "생각보다 가구류가 싸진 않지만 편안하게 제품을 체험해보고 이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여자친구와 함께 매장을 찾은 김 모(인천·29)씨는 "오전 10시에 입장해 벌써 6시간째 쇼핑하고 있다"며 "시계와 장롱, 조명 등이 특히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이어 "음식값도 저렴하고, 인근에 롯데 아울렛과 코스트코까지 있어 데이크 코스로도 손색이 없다"고 덧붙였다.
주말 방문객 중에는 아기와 동반한 30대 부부와 임신부, 외국인 등이 많았다. 가장 붐볐던 어린이 코너의 인기품목은 이젤과 손가락 인형, 동물모양의 봉제인형 등이었다. 주로 1000~4900원대 중저가 제품이다.
침대 밑을 아이 책상으로 꾸며 공간활용도를 높인 인테리어도 주목받았다. 주 모(구로·34)씨는 "마음에 드는 쇼륨을 사진찍어 집 꾸미기에 활용할 것"이라며 "카달로그를 보고 살 물건을 미리 정해서 왔는데 쇼룸에 전시된 소품도 마음에 들어 몇 가지 추가구매를 했다"고 말했다.
◆ 교통난과 지역상권 파괴 우려는 숙제
이케아 광명점에는 8600여가지의 제품이 판매된다. 매장을 실제 방문해보니 가구뿐 아니라 문구, 유아용 완구, 주방용품, 침구, 액자, 건전지, 테이프 등 다양했다.
이케아에서 쇼핑을 마친 후에는 레스토랑에서 커피를 마시거나 식사를 할 수 있다. 김치볶음밥 2000원, 미트볼(10개) 5900원, 콜라&핫도그 1000원, 아이스크림 400원 등 가격도 매우 저렴하다.
특히 광명점 이근에는 롯데 아울렛과 코스트코도 인접해있다. 식사와 쇼핑 등이 가능한 대형마트 3곳이 한 지역에 집중되어 있는 것이다. 롯데아울렛과 이케아는 통로로 연결돼있어 사실상 한 곳의 쇼핑몰이나 다름없다. 인근 지역상인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대목이다.
가장 심각한 것은 바로 교통난이다. 서울에서 온 박 모(50)씨는 "이케아 진입하는데 1시간, 주차하는데 1시간, 줄서는데 1시간 등 기다림의 연속"이라며 "결국 지쳐서 쇼핑은 두시간 밖에 못했다"고 토로했다.
광명시에 거주하는 박 모(40)씨는 "사람들이 몰리면서 주민들이 이용하는 일방통행 도로가 불법 주차장으로 변해 차가 밖으로 나갈 수가 없다"며 "지역 주민이 2시간째 교통정리를 하고 있는데 롯데 아울렛과 이케아에서는 서로에게 책임만 떠미룬다"고 토로했다.
동선이 짜증난다는 지적도 많았다. 일방통행을 바탕으로 동선을 짜다보니 이케아는 입출입 통로가 한 곳밖에 없다.
한 모(송파·30)는 "아이가 화장실을 다급하게 찾는데 왔던 곳을 되돌아 갈 수밖에 없다는 직원의 말에 분통이 터졌다"며 "매장이 미로 같이 복잡한 구조여서 우는 아이를 안고 한참을 헤맸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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