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호재 서울옥션 회장은 올해 연초, 인사동에서 열린 '대갈문화축제'를 보고 감명받았다. 신나게 춤을 추며 이동하는 사물놀이패를 따라 관광객들이 신명나게 따라 다니는 걸 보고 '왜 그동안 이 축제가 조명받지 못했나' 아쉬움이 들었다.
새해 첫날 여는 이 축제는 휴일인 탓에 홍보가 제대로 되지 않았지만 인사동을 찾는 외국인들에게는 한국전통문화체험의 장으로 인기를 끌었다.
예전 조자용선생에게 민화를 배웠다는 이호재 회장은 '현대미술'만을 취급하며 잊고 있었던 '민화'의 대중성에 깜짝 놀랐다. 이 이 회장은 축제를 보며 민화를 다시 보게됐다."민화를 그리는 아마추어 작가만 20만명으로 추산된다고 하더군요. 대갈문화축제의 가장 큰 기여는 민화의 재발견과 재해석을 할수 있는 장이라 할수 있습니다."
조자용은 원래 미국 하버드대에서 건축구조공학을 전공한 건축가였다. 서울 정동의 미국 대사관저가 대표적인 그의 작품이다. 그러나 1960년대 전통 건축을 연구하면서 민족 문화에 관심을 두게 됐고 특히 민화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이후 그는 연구와 전시, 출판을 통해 국내외에 민화를 알리고자 적극 나섰고 충북 보은에 에밀레 박물관이라는 민화전문 박물관까지 건립했다. "허접한 그림이라고 무시되고 있던 민화는 조자용에 의해 대우받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이호재 회장은 "그동안 외국관광객에게 제대로 우리것을 보여주고 있지 못했었는데 이 민화 축제가 앞으로 문화국제경쟁력 1순위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대갈문화축제'에 힘을 보탰다.
지난 2월 출범한 가나문화재단(이사장 김형국)은 가회민화박물관, 조자용기념사업회와 손잡고 제2회 대갈문화축제를 주관한다. (가나문화재단은 이회장이 설립한 가나화랑과 서울옥션의 경영 경험과 그동안의 미술재 축적을 공익화하기 위해 설립한 재단이다.)
이호재 회장은 우리전통문화의 근간인 '민화'를 제대로 알리겠다는 포부다. 민화작가들의 판도 넓힌다. 조자용기념사업회가 대갈문화축제 일환으로 개최하는 민화공모전 대상 수상자에게는 프랑스에 있는 가나아트 아뜰리에 3개월 연수 기회도 제공한다.
축제 기간 현대민화공모전과 책 '한국의 채색화'에 실린 원화 전시회, 민화비디오아트전 등 전시와 함께 조자용의 저서와 기고문 등을 모은 조자용 전집 출판기념회(1월2일), '조자용과 한국호랑이'를 주제로 한 세미나(1월5일)등의 부대행사가 열린다. 민화를 그리는 붓과 안료, 민화 관련 서적, 민화 문화상품도 판매된다.
한편 조자용기념사업회는 '제2회 조자용 문화상' 수상자로 통도사 성파 스님과 화가 오순경 씨를, '제2회 현대민화공모전' 대상 수상자로 홍정희 씨를 각각 선정하고 1월2일 시상식을 연다. (02)736-1020 박현주기자 hy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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