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술자리에서 소주 8잔 이상을 마시는 ‘고위험 음주자’와 두 가지 이상의 술을 섞은 폭탄주 섭취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올 7∼8월 전국 17개 시·도에 거주하는 만 15세 이상 남녀 2000명으로 대상으로 ‘2013년도 주류 소비·섭취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23일 밝혔다.
조사 결과 전체 응답자의 95.0%가 음주 경험이 있었다. 처음으로 술을 마신 연령은 평균 19.7세로 2012년 20.6세보다 1세 가량 낮아졌다.
한 번에 마시는 평균 음주량은 맥주 1잔(200㎖)을 기준으로 남자는 6.5잔, 여자는 4.7잔이었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저위험 음주량인 남자 5.6잔, 여자 2.8잔은 물론 자신이 생각하는 적정 음주량인 남자 4.9잔, 여자 3.8잔보다 훨씬 많은 것이다.
소주를 기준으로도 남자는 평균 7.8잔, 여자 4.5잔을 마셔 본인이 생각하는 적정 음주량인 남자 4.6잔, 여자 3.2잔보다 많았다.
하루 한 번의 술자리에서 소주를 남자 8잔, 여자 5잔 이상 섭취하는 고위험 음주를 경험한 비율도 음주 경험자의 82.5%에 달했다. 2012년의 68.2%보다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이다.
고위험 음주 경험자는 20대와 30대가 각각 86.7%, 86.5%로 가장 높고 40대 85.6%, 50대 80.5%, 60대 77.1% 등이었다.
폭탄주를 마신 적 있는 사람은 전체의 55.8%로 2012년의 32.2%에 비해 70% 이상 크게 늘었다.
폭탄주 중에는 소주와 맥주를 섞은 이른바 ‘소맥’을 마신 경우가 96.0%로 가장 많았고, 위스키+맥주 34.4%, 소주+과실주 2.6%, 맥주+과실주 1.4% 순이었다.
카페인이 많이 든 에너지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는 ‘에너지폭탄주’를 경험한 사람은 2012년 1.7%에서 지난해 11.4%로 급증했다. 음주 중에 에너지음료를 마시는 비율도 6.2%에서 24.7%로 늘었다.
2012년에는 30~50대 등에서 에너지폭탄주 경험이 없는 것으로 조사됐으나, 지난해에는 30대 14.2%, 40대 6.9%, 50대 4.4%, 60대 6.9% 등 전연령대로 에너지폭탄주 음주문화가 확산됐다.
식약처는 “회식 등의 술문화로 인해 남녀 모두 적정 음주를 유지하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며 “연말연시 잦아지는 술자리에 대비해 건강을 위한 음주습관을 실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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