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세계 경제 성장엔진 역할을 자처하며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라는 이름 아래 한 덩어리로 묶였던 인도, 브라질, 남아공은 새로운 글로벌 경제환경 속에서 각자 서로 다른 경제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무엇보다 각국에서 실시하는 경제개혁의 성공여부가 향후 이들 각국 경제를 좌우할 것이란 전망이다.
우선 인도 경제는 브릭스 국가 중 유일하게 순조로운 항해를 예고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해 12월초 발표한 보고서에서 ‘2016년부터 인도가 경제성장률에서 중국을 능가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앞서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 가장 전도유망한 국가로 인도를 꼽았다.
이는 지난해 5월 나렌드라 모디 총리 체제 출범 이후 실시한 각종 규제완화와 제조업 육성, 인프라 확충 등과 같은 시장지향적 경제정책, 즉 ‘모디노믹스’가 상당한 성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정부의 성장 중심의 경제정책은 자연스럽게 월마트, 폴크스바겐, 아마존 등 글로벌 기업을 끌어들였다. 올해에도 인도에는 글로벌 기업의 투자가 잇따라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 내년 브라질과 남아공 경제는 여전히 불투명해 보인다.
브라질 중앙은행은 2014년 경제성장률 예상치를 기존의 0.7%에서 0.2%로 0.5%p 인하했으며, 2015년 성장률 전망치 역시 0.8%로 예상하는 등 당분간 ‘0%’대 성장률에 머물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큰 문제는 바로 인플레이션이다. 세금감면등과 같은 잇단 선심성 정부지출에다 2014년 월드컵, 2016년 올림픽 등 빅 이벤트 개최에 따른 재정지출 확대는 재정적자와 물가 급등을 초래했고 이는 결국 삼바 경제에 '독'이 됐다. 브라질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이 정부 지출을 줄이고 인플레이션을 잡겠다고 강조하고 있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아 보인다.
게다가 원자재 수출 비중이 60%에 달하는 브라질에게 주요 수출국인 중국과 아르헨티나 경제 둔화는 커다란 타격이 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섣부른 정부지출 감소는 자칫 경기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적극적인 경제 개혁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브라질은 심각한 위기에 처할 것이란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골드만삭스는“브라질은 칼날 위에 있다”면서 “모 아니면 도로 시장을 놀라게 할 것”이라고 묘사하기도 했다.
남아공 경제 사정도 브라질과 흡사하다. 2014년 남아공 경제성장률은 1.4%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원자재 가격 하락 속에서 경제의 상당 부분을 원자재 수출에 의존하고 있는 남아공 역시 저성장 늪을 빠져 나오기 힘들어 보인다. 막대한 경상수지 적자에 국내총생산(GDP)의 4.1% 수준에 달하는 재정적자, 25%라는 높은 실업률, 임금인상 파업 등 남아공의 내부적 문제도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남아공 정부도 재정건전화 등 경제 구조개혁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IMF는 만약 남아공 내부 문제가 서서히 해결되고 특히 파업 등의 문제가 해결된다면 2015년 2.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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