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제3차 아베내각이 24일 밤 총리임명식을 거쳐 발족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2차 대전 이후 일본에서 7번째로 ‘3차 내각’을 출범시킨 장기정권으로 기록됐다. 아베 총리는 이날 오전 전원 사임한 각료 중 에토 아키노리 방위상 겸 안전보장담당상을 제외하고 모두 유임했다. 신임 방위상 겸 안전보장담당상은 고이즈미 내각 때 방위상을 지낸 나카타니 겐(中谷元) 중의원을 임명했다.
지난 달 아베 총리는 중의원을 전격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해 연립 여당인 공명당과 중의원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넘는 326석을 확보했다.
▲ 최우선 과제는 아베노믹스로 ‘디플레이션 탈출’
아베 총리는 “국민의 신임이라는 큰 힘을 얻고 아베노믹스의 성공을 확고히 다지는 것이 최대 과제”라 언급하고 지방과 중소기업도 경기 회복을 실감할 수 있도록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아베 총리가 경제를 강조하는 것은 이제까지 국민의 지지를 얻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으로 아베노믹스에 따른 고용과 주식시장의 회복에 있다는 인식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그러나 아베노믹스는 일부 수출기업은 혜택을 받았으나, 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려운 상황이며 도시와 지방의 격차도 더욱 커져 이들 격차의 해소가 아베 총리의 아베노믹스 성공의 시금석이 될 것으로 보인다.
▲ 헌법개정 ‘역사적 도전’ 본격화
아베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헌법개정은 자민당 창당 이래의 큰 목표”라고 언급하고 “역사적인 도전이다”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의 시야에는 헌법개정이 정조준 돼 있다. 헌법개정을 발의하기 위해서는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각각 3분의 2이상의 찬성이 필요하지만, 현재 여당은 참의원에서는 3분의 2에 도달하지 못한 상황이다.
아베 총리는 기자회견에서 “국회 발의 후 국민투표가 가장 중요하다”고 지적하면서 “이 시점이 헌법개정의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언급해 헌법개정에 대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또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구체화하기 위한 안보관련 법제도 내년 국회에서 정비할 뜻을 분명히 밝혔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는 내년 중으로 경기회복을 달성한 뒤 그 여세를 몰하 참의원 선거에서 헌법개정에 필요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고 개헌 실현과 안보 정책 강화에 대한 환경을 정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 한국과 중국 관계 개선도 과제
2015년은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과 종전 70주년이 되는 해로 한국, 중국, 일본의 관계 개선을 위한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활용해 박근혜 대통령과 만찬장에서 대화하거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과 정상회담을 한 것을 거론하면서 "이웃국가이므로 여러 과제가 있고 그렇기 때문에 더욱 흉금을 터놓고 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내년 2월에는 일본 시마네현이 독도영유권을 훼손하기 위해 제정한 '다케시마의 날' 행사 등이 예정돼 있어 과제는 산적해 있다.
이런 가운데 일본 언론이 25일 사설를 통해 한국, 중국과의 관계 개선 노력을 촉구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사설에서 "(이웃국가와의 관계에서) 엉킨 실을 풀어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며, 주장을 끝까지 견지한다고 해서 반드시 이해를 얻을 수 있을 정도로 국제 정치는 만만한 것이 아니다"고 지적한 뒤 "관계 개선을 위해 시간을 들여 대화를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미우리신문도 사설에서 "역사인식에서 대립하는 중국, 한국과의 외교는 이전 이상으로 주의 깊게 진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사설에서 한·중과의 관계회복은 "여전히 무거운 과제"라며 "2차대전 A급 전범들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외교에서 신뢰 관계의 기반을 훼손하는 것임을 거듭 지적한다"고 밝혔다.
※ 아베 총리 기자회견 요지
- 여러 가지 과제에 임할 수 있는 기초가 될 강력한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
- 아베노믹스의 성공을 확고히 다지는 것이 최대 과제다.
- 농업과 에너지, 고용, 의료 분야의 규제개혁을 단행하겠다.
- 헌법개정의 필요성에 대해 국민의 이해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
- 안전보장법제는 내년 국회에서 성립을 도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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