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딱 꼬집어서 누가 거론되기는 하는데 워낙 여기저기서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최종적으로 확정 명단이 발표되기 전까지 절대 예단할 수 없습니다."
얼마 전 서울시 관계자로부터 전해들은 얘기다. 본격 인사철을 거치며 서울시를 비롯한 공공기관 전반이 뒤숭숭했다. 승진 명단을 놓고 희비가 확연하게 엇갈린다. 몇 년째 승진이 누락된 경우 그야말로 당사자는 얼굴이 '죽을상'이다.
"A씨가 윗 사람에게 잘 보여 원하던 B과로 갔다더라", "C씨는 주위 미운털이 단단히 박혀 또 물먹은 듯 싶다", "D씨는 E씨 자리에 앉고 싶었는데 고위에서 직접 막았다는 소문이야" 등등.
전보 역시 마찬가지다. 사전적 의미로는 단순히 같은 직급 안에서 다른 업무를 담당하는 것이지만, 힘 있는 자리냐 또는 그렇지 않느냐에 따라 '하늘과 땅 차이'다. 급수가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다니는 공무원의 직업 특성에 기인한다.
힘 있는 자리는 곧 이른 시일 내 승진 예정을 뜻하기 때문에 영전일 수도 있다. 반대 자리는 좌천인 셈이다. 보직 변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줄서기 등 각종 소문도 난무한 것도 사실이다. 그렇다보니 조직 안팎이 술렁이고, 정작 본연의 업무는 뒷전으로 미뤄지는 양상이다. 어찌보면 제 밥 그릇을 지키기 위해 여념이 없는 때이다.
'인사가 만사다'란 말이 있다. 인재를 어떻게 뽑아 적재적소에서 일하게 하느냐라는 의미다. 요약하면 사람이 가장 중요성하다는 것이다. 반대로 '인사 잘 해도 욕을 먹는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인사 문제는 우리사회에서 늘 반복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공공이나 민간기관 모두 다르지 않다. 정부 고위 공직자로 지명된 후보들은 인사청문회에 가기도 전에 낙마하거나 자진 사퇴하는 일이 빈번하다.
인사는 그 파급 효과 또한 엄청나다. "누군 이익을 얻고 누구는 손해를 봤다더라"는 터무니없이 실익위주 계산은 무의미하다. 탕평(蕩平) 인사가 이뤄지길 기대해본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