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험ㆍ중수익 투자가 올해 펀드시장에서 주를 이뤘다. 채권형펀드와 지수형 주가연계증권(ELS),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 특정금전신탁 같은 상품에 돈이 몰렸다. 원금손실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투자자는 예금금리 플러스 알파를 택했다.
반면 주식형펀드에서는 올해 들어서만 4조6000억원이 빠져나갔다. 해가 바뀌어도 이런 투자 패턴은 크게 바뀌진 않을 것이다. 진부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투자 원금에 대한 안정성과 이자(인컴) 상품에 대한 수요는 줄곧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이를 감안할 때 짚어봐야 할 4가지 포인트가 있다. 먼저 한층 존재감이 강화되는 세제혜택 상품이다. 1%의 금리가 아쉬운 상황에서 절세상품에 대한 존재감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한다. 희소성도 한몫하고 하고 있어, 연금저축펀드, 소장펀드의 약진이 예상된다.
세째 투자포인트는 인컴 스타일이다. 국내보다 먼저 저금리를 경험했던 일본의 경우에도 해외채권, 월지급식 상품, 더블데커 펀드 등 인컴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상품이 등장했다. 인컴 스타일에 대한 관심은 2015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끝으로 정책 수혜가 가능한 배당 스타일이다.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국내 기업들의 실적 전망도 낮아지는 상황에서 정책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배당 스타일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배당확대 정책과 관련한 정부법안들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연기금의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가 예상된다. 내년 하반기에는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 확대에 따른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해 볼 수 있다.
리스크를 벗어날 방법은 없다. 알맞게 사고, 적절히 유지해야 한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가운데 상품가격은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의 출구전략, 달러 강세, 우크라이나 사태와 같은 지정학적 위험 등 변수가 늘어난 만큼 2015년 한해도 쉽지 않을 것이다. 이런 시기에 존 보글의 투자원칙을 곱씹을 필요가 있다. '투자를 하는 이상 리스크를 완전히 벗어날 수는 없다'라는 것이다. 어디까지나 과도한 베팅은 금물이다. 그가 제시했던 것처럼 '알맞게 사고, 적절히 유지하는 것'이 정답일 수 있다. 정도를 지키면서 기회를 엿보는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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