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메디테크'열풍... 의료+ICT 융합, 규제 낮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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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28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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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스마트 콘택트렌즈 [사진=구글 제공]


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메디테크 바람이 거세다. 메디테크는 의료(Medical)와 기술(Technology)를 합친 말로 정보통신기술(ICT)을 융합한 새로운 의료 서비스를 의미한다. 

산업계가 메디테크에 주목하는 이유는 의료(헬스케어)산업의 높은 성장세 때문이다. 선진국을 중심으로 한 인구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 신흥국가의 의료 수요 급증 등으로 의료산업은 고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중국, 영국을 비롯한 세계 주요 국가들은 메디테크 지원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와 이익단체의 반발에 발목이 묶여 관련 산업 활성화가 지지부진하다.

◆각국 메디테크 지원 강화…韓 규제에 ‘발목’

제약시장 조사기관인 IMS헬스와 시장조사 전문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전 세계 의료산업은 매년 평균 6.8% 성장하고 있다. 2010년 3조6000억달러(약 4000조원) 수준이던 세계 의료산업 시장은 2020년에는 6조9000억달러(7600조원) 규모로 성장할 전망이다.

각국 정부는 앞다퉈 메디테크 지원에 나서고 있다. 1997년 원격의료를 도입한 미국은 원격의료 선진화와 함께 전국민 전자의무기록(EHR) 체계 구축을 추진 중이다. 영국 정부는 2017년까지 텔레헬스(원격의료) 시스템을 300만명이 이용하는 목표를 설정했다.

중국의 공업정보화부·위생부 등 관련 부처는 모바일 헬스케어를 2011년부터 시작된 제12차 경제개발 5개년 규획(12·5 규획)의 중점 육성산업으로 지정해 관련 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사진=시스코 제공]


반면 우리나라는 각종 규제로 인해 메디테크 활성화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의료 서비스가 포함된 스마트폰 등은 의료기기로 분류돼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의 허가를 각각 받아야 한다.

실제로 삼성전자 스마트폰 '갤럭시 S5'는 이같은 규제로 인해 국내 시판에 어려움을 겪었다. 올 2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에서 첫 공개된 갤럭시 S5는 스마트폰으로는 처음으로 심박 측정센서를 탑재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의료기기로 분류돼 출시 시기에 불투명했다. 주무부처인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의료 목적이 아닌 운동·레저 목적의 심박수계와 맥박수계는 의료기기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고시 개정을 하면서 정상적인 판매가 가능해졌다.

대표적인 메디테크인 원격의료는 관련 법 미비와 의료계 반발로 국내 도입이 미뤄지고 있다. 당초 정부는 연내에 의료계와 공동으로 원격의료 시범사업을 마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사업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의료계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시행 시기가 차일피일 미뤄지다 지난 9월에서야 정부 단독의 반쪽짜리 시범사업에 들어갔다. 시범사업은 내년 3월에 완료될 예정이다. 

송민선 정보통신정책연구원 연구원은 "ICT 기반 융합산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기존의 칸막이형 법과 제도를 파악해 개선해야 한다"며 "원격의료를 위한 전자의료정보 활용체계 구축 등 범정부 차원의 지원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국내 업체들, 해외서 활로 모색
 

[사진=삼성전자 제공]


국내 업체들은 해외 시장 공략으로 이같은 어려움을 풀고 있다. 일찌감치 의료산업을 신수종 산업으로 낙점한 삼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개발자컨퍼런스에서 ‘디지털 헬스 플랫폼’을 공개했다. 디지털 헬스는 건강관리용 플랫폼으로 애플의 ‘헬스킷’, 구글의 ‘구글핏’과 유사하다.

하나의 칩으로 심전도와 심박수 등 다양한 생체신호를 확인할 수 있는 ‘바이오 프로세서’도 선보였다. 앞서 지난 5월에는 손목밴드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 ‘심밴드’를 선보였다. 심밴드는 심장박동수와 체온, 혈압, 땀 배출량, 산소·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측정할 수 있는 기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세계 개발자·의료기관 등의 파트너와 함께 소비자가 더욱 효과적으로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의 사전 예방에도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 생태계를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LG전자는 올 1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 최대의 가전전시회인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건강관리용 웨어러블 기기인 ‘라이프밴드 터치’와 ‘심박 이어폰’를 공개한데 이어 5월부터 북미 시장 판매에 들어갔다.

라이프밴드 터치는 이동거리, 걸음 수, 칼로리 소모량 등을 측정해 신체 활동량을 보여준다. 귀 뒤쪽으로 착용하는 심박 이어폰은 귀의 혈류량을 활용해 심박동을 측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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