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영관 기자 = "부동산 3법 여야 합의에 하루만에 호가가 2000만원 넘게 올랐어요. 집주인들이 매물을 다 거둬들이면서 지금은 사고 싶어도 매물이 없습니다. 급매물 몇 개가 팔렸는데 이후 매수세가 움직이진 않고 있어요"(서울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인근 G공인 관계자)
"오히려 더 조용해졌어요. 사실상 부동산 3법이 통과됐다고 하지만 당장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지는 않아요. 피로감에 지친 집주인들이나 매수자들 관망세가 지속되는 것 같아요"(서울 강남구 대치은마 인근 O공인 관계자)
서울 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 부동산3법 여야 합의 이후 매물이 회수되는 등 매도호가 상승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다만 높아진 호가에 추격매수가 없어 실제 거래로 이어질 공산은 낮다는 게 주변 공인중개사들의 설명이다.
26일 오후 방문한 강남구 개포주공1단지 종합상가. 10여 곳의 중개업소가 한 곳에 모여있지만 문의전화나 거래 움직임은 활발하지 않았다. 가격동향을 체크하려는 매도자들의 전화만 간간히 올 뿐이었다.
침체된 부동산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하며 여야는 이달 29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탄력 운영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3년 유예 △재건축 조합원 복수(3주택) 분양 허용 등 이른바 '부동산 3법'을 본회의에서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이 아파트 인근 K공인중개소 대표는 "대기수요자들이 항상 있지만 그렇게 특별한 움직임은 없다"면서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와 관련해서도 올 연말까지 통과될 것으로 예상해서 그렇게 큰 호재로 받아들여지진 않는다"고 시장 분위기를 전했다.
26일 현재 개포주공1단지의 42㎡의 매맷값은 6억8500만원에 형성됐다. 이달 20일 6억7000만원에서 약 1500만원 가량 오른 금액이다. 같은 단지 50㎡와 56㎡도 각각 8억, 9억2500만원으로 많게는 2500만원 가량 호가가 오른 상태다.
개포주공1단지 G공인 관계자는 "부동산3법이 통과될 것이라는 소식에 매물 10개 중 7개가 들어가거나 호가를 올렸다"면서 "오른 가격에 추격매수세가 강하게 들어오지 않으면 또다시 박스권에서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3법' 개정안의 내년 시행으로 초과이득세를 내지 않는 등 재건축사업의 불확실성이 제거된 만큼 급매물 위주의 투자수요가 다소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G공인 관계자는 "초과이익환수 등 재건축 시장에 영향을 줄만한 굵직한 내용들이라서 당장은 움직임은 없겠지만 사업이 가시화된 단지들 위주로 투자수요가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인근 대치동 은마아파트 등 초기 단계의 재건축단지들도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을 나타내면서도 당장 큰 움직임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대치은마 인근 O공인 관계자는 "초과이익환수제가 3년 유예되면서 수익성이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지만 매도자나 매수자들의 관련 문의나 상담 자체가 많지 않다"고 말했다.
한편 부동산114에 따르면 12월 4주차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보합세를 유지했고 재건축 아파트는 0.03% 하락했다. 재건축 아파트는 부동산3법의 여야합의로 매도자들이 발 빠르게 일부 매물을 거둬들이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지만 수요자들의 반응은 매도자들 보다는 느긋해 실제 가격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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