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프간전쟁 공식 종료…13년 만에 끝난 전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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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29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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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사진=신화사]

아주경제 김정우 기자 = 미국이 역사상 최장기 전쟁인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공식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미국이 2001년 '9·11 테러' 직후인 10월 7일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기치 아래 나토와 함께 아프간 주요 도시에 대한 공습을 시작하며 아프간 전쟁에 나선 지 13년 만이다.

아프간 주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국제안보지원군(ISAF) 사령관인 존 캠벨 미 육군 대장은 28일(현지시간) 오전 아프간 수도 카불에 있는 주둔지 부대에서 아프간 전쟁의 종전을 상징하는 공식 행사를 개최했다고 AP통신 등 미 언론이 전했다.

캠벨 사령관은 아프간 주둔지 부대의 'ISAF 깃발'을 내리고 새로운 'RS 깃발'을 올렸다. RS(Resolute Support)는 앞으로 당분간 잔류할 1만800명 규모의 아프간 안정화 지원 부대를 의미한다.

캠벨 사령관은 이날 행사에서 "우리의 앞길이 아직 도전적이고 험난하지만 우리는 결국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옌스 슈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도 성명을 내고 "우리 군의 훌륭한 노력 덕분에 우리가 세웠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다"면서 "국제 테러리스트들의 피란처를 봉쇄함으로써 우리는 각자의 국가를 더 안전하게 만들었을 뿐 아니라 아프간을 더욱 강하게 만들었다"고 자평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겨울휴가지인 하와이에서 특별 성명을 내고 "아프간 주둔 미군의 전투임무가 끝났다. 미국의 최장기 전쟁이 책임 있는 종전을 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오사마 빈 라덴을 심판하고 각종 테러 음모를 분쇄한 미군과 그들의 희생 덕분에 우리와 미 본토가 지금 더 안전한 것"이라며 미군과 군 가족에 각별한 감사를 표시한 뒤 "미군과 외교관들이 나토 동맹과 더불어 아프간 국민이 스스로 자국의 치안을 유지하고 역사적인 선거를 거쳐 평화적인 정권이양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줬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올해 말까지 아프간 파병 미군의 전투임무를 끝내고 주둔군 규모를 대폭 줄인 뒤 단계적 철군을 거쳐 2016년까지 완전히 철수한다는 계획을 세워 놓았다.

미국은 개전 초기 탈레반 정권을 몰아내고 2011년 5월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는 등 성과를 거두기도 했으나, 13년간 계속된 전쟁으로 인해 미군도 2천346명이나 사망했다. 전비도 1조 달러(약 1102조 원)가 투입됐다.

아프간 전쟁은 2003년 3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약 9년간 지속된 이라크 전쟁보다 4년을 더 끈 미국의 최장기 전쟁으로 기록되게 됐다.

아프간 주둔 미군의 철군을 둘러싸고 미국 내에선 여야 간에 논란이 커지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을 비롯해 민주당은 '책임 있는 종전' 강조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미군 철수 후 아프간의 정정이 불안해지면서 자칫 이라크처럼 테러리스트들의 온상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앞서 성탄절인 지난 25일 겨울 휴가지인 하와이 카네오헤 베이에 위치한 미 해병대 기지를 방문, 해병대원들과 만찬을 함께 한 자리에서 아프간 전쟁의 종전을 거론하면서 "미군이 철수하더라도 아프가니스탄이 테러리스트 공격의 근원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 정책을 공공연하게 비판해 온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은 같은 날 폭스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금 우리가 이라크에서 지켜보고 있는 똑같은 (테러) 영화를 아프간에서 보게 될 것"이라면서 아프간에 더 많은 안정화 병력을 남겨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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