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고 신해철 추모 공연, 언제나 다음을 향해 '넥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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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29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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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 KCA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국지은 기자 = 지난 10월 세상을 떠난 고(故) 신해철은 지취적인 뮤지션이자 사회운동가였으며 흔들리는 청춘들에는 정신적 지주였다. 그와 함께 방황하던 시절을 보낸 8090세대들은 허무하게 세상을 떠난 그의 빈자리에 공허함을 감출 수 없었다.

그의 떠난 길을 기리기 위해 넥스트 포에버 콘서트가 지난 27일 서울 안암동 고려대학교 화정체육관에서 열렸다. 어엿한 성인이 된 팬들은 친구들과, 애인과, 아이와 손을 잡고 삼삼오오 모였다. 체면을 내려놓은 대신 야광봉을 들은 팬들은 소리를 지르며 '마왕'과 함께 타임머신을 탔다.

고 신해철의 죽음은 갑작스럽게 찾아왔다. 지난 10월 17일 서울 S병원에서 장협착증 수술을 받고 다음 날 퇴원한 고인은 가슴과 복부의 통증을 호소, 22일 새벽 또 한 번 통증을 느껴 급하게 응급실을 찾았으나 심장정지로 사망했다. 이후 고인의 아내는 S병원의 업무상 과실 가능성을 제기하며 K원장을 경찰에 고소해 현재 진실공방을 이어오고 있다.

불연 듯 떠나버린 그를 느끼기 위해 토요일 주말 시간을 기꺼이 할애한 팬들은 공연의 시작을 알리는 오프닝 영상이 소개되자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살아생전 고인의 여러 모습이 전광판에 스쳐 갔고 영상 속 신해철이 호응을 유도하자 관객들은 더 크게 소리를 지르며 공연에 빠졌다.

신해철의 빈자리는 여러 후배 가수들이 자원해 채웠다. 첫 타자 신성우 "해철이가 여기 있다고 생각하고, 저 멀리서 들을 수 있도록 소리질러라"며 애니매이션 주제가였던 '라젠카 세이브 어스(Lazenca, Save Us)'를 불렀다. 엠씨더맥스 이수, 홍경민도 각각 고인의 노래였던 '더 드리머(The Dreamer)', '머니(Money)'로 마음을 대신했다.

김진표는 추모랩을 준비해 코끝을 찡하게 했다. "난 형의 앞에 언제나 아마추어/왜 이런 것들을 왜 추억해야하는지, 벌써 이런 가사를 적어야 하는지/이제는 정말 슬퍼하지 마세요/잊지 않을게." 이밖에도 김원준, 에메랄드캐슬 지우, K2 김성면, 변재원, 크래쉬 안흥창이 출연해 고인을 추모했다.

앞서 살아생전 고인은 원년멤버로 넥스트 활동을 계획했다. 이에 맞춰 넥스트 멤버는 3팀으로 나눠 단단한 사운드를 들려줬다. 1팀은 김세황, 김영석, 이수용, 지현수로 구성됐으며 2팀은 테빈, 쌩, 쭈니, 김동혁으로 꾸려졌다. 3팀에는 이현섭, 정기송, 노종헌, 제이드, 신지, 김구호가 이름을 올렸다.

공연 대부분 노래에는 게스트와 신해철의 목소리가 함께 흘러나왔다. 넥스트 관계자는 "신해철과 함께한다는 의미를 부여하고자 노래 곳곳에 신해철의 음성을 넣었다"며 "두 가수의 음색이 감동을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 제공=KCA엔터테인먼트]

트윈 보컬로 나선 이현섭은 공연 후반부를 이끌었다. 이협섭은 "해철이 형과 함께하기 위해 찾아줘서 고맙다"면서 "이 자리에서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고민했다. 오늘은 마음껏 울고 웃고 떠들다 가길 바란다. 그게 형이 원하는 바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에서 소년에게' '단 하나의 약속' '재즈 카페' 마지막 곡 '그대에게' 등을 연달아 노래했다. 특히 신해철에게 바치는 무대로 선택한 '일상으로의 초대'에서는 북받치는 감정을 주최할 수 없는 듯 눈물을 흘렸다. 관객들도 고인을 그리워하며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공연 중 이협섭은 "해철이 형이 자주 꿈에 나왔다. 얼마 전 감기몸살로 아주 아팠는데 그때도 꿈에 나와 정말 감동적인 말을 했다. '아프지 말라'고 하더라"는 뭉클한 일화를 밝혔다.

신해철은 이현섭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아프지 말라'고 하고 싶었던 게 아닐까. 그는 떠났지만 남긴 노래는 위로의 치료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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