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직원들에게 성희롱·막말 논란을 일으킨 서울시립교향악단 박현정 대표가 29일 사임했다.
박 대표는 이날 오후 3시 36분 서울 종로구 세종로 서울시향 5층 연습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부로 서울시향 대표직을 사퇴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지난 2일 서울시향 사무국 직원 17명이 박 대표의 성희롱, 폭언 등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고 나선 지 27일 만이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제가 발생한 이후에도 서울시향 대표직을 유지한 이유는 자리에 대한 미련이 아니다"라며 "상황이 진행되는 동안 내용·절차상 문제가 있었던 부분을 해명하고 문제를 제기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박 대표는 "제 개인의 명예회복이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그 때문에 더 이상 세금으로 운영되는 시향이 비정상적으로 운영되는 게 견디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박 대표는 시향에 대한 애정도 강조했다.
박 대표는 "제가 2년간 재직했던 동안 정성을 많이 들였던 조직이다"라며 "제가 잘못한 부분도 많았고 그 부분은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또한 박 대표는 "저 역시 마녀사냥과 여론몰이로 많이 다쳤다. 억울한 부분도 많지만 저의 힘든 마음은 일단 묻고 떠난다"며 "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으로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기자회견에 참석한 기자들에게 시의회의 투명성 확대를 위해 이후에도 꾸준한 관심을 당부했다.
입장발표를 끝낸 박 대표는 이어지는 기자의 질문에 입을 굳게 다문 채 퇴장했다.
이달 초 서울시향 직원들의 요청으로 박 대표의 직원 성희롱, 폭언 등 인권침해 여부를 조사해온 서울시 시민인권보호관은 지난 23일 이 같은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서울시장에게 박 대표를 징계하라고 권고했다.
한편 박 대표의 해임안 상정 및 처리는 30일 예정돼 있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