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방속 할머니 시신, 학생 신고에도 늦게 출동한 경찰 늑장대응 '도마 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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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12-3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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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 속 할머니 시신 사건 피의자 정형근[사진=방송화면 캡쳐]


아주경제 박성준 기자= 가방 속 할머니 시신 사건이 최초 신고된 후 경찰이 한 시간이나 지나 현장에 도착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29일 인천경찰청 등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3시 7분께 인천 남동구 간석동의 한 빌라 앞을 지나던 고등학생 A(17) 군과 친구 등 2명이 여행용 가방에서 전모(71·여) 씨가 담겨 있는 것을 발견하고 112에 신고했다.

하지만 경찰은 신고 접수를 한 이후 한 시간가량 지난 오후 4시 5분께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이 신고를 받고도 뒤늦게 현장에 출동한 이유는 이 사건을 ‘분실물 습득’으로 판단해 우선순위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현장 출동 지시를 받은 간석4 파출소는 이 사건을 대응순위 'CODE2'(변사 사건의 경우 CODE1)에 해당하는 분실물 습득 신고로 전달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당시 사건을 접수한 간석4 파출소는 신고 학생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지 못한 채 10분 뒤 간석역에서 노숙자가 행패를 부린다는 신고를 받고 순찰차를 돌렸다.

다시 20분쯤 뒤 인근 대형마트에서 운전자 2명이 싸운다는 신고를 받고 또다시 장소를 옮겼다. 경찰은 결국 도보 근무자를 신고 현장으로 보내 4시 5분께 해당 사건을 파악했다.

간석4파출소는 위치를 확인하려고 신고 학생들과 2차례 통화했지만, 다른 사건이 발생해 학생들에게 현장에서 기다리라고 말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건을 신고한 A군은 “112에 엉덩이도 보이고 사람 같아 보이니까 빨리 와달라고 말했지만 경찰이 너무 늦게 와 다시 오라고 전화했다”며 “시체와 1시간 동안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 많이 당황스러웠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는 학생들이 받은 정신적 충격을 감안해 학교 차원에서 심리상담을 실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간석4파출소 관계자는 “112 상황실로부터 ‘분실물 습득’이라는 내용으로만 전달받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우선순위가 높은 신변위협이나 폭행 신고에 먼저 대응한 것”이라며 “변사 신고로 전달받았다면 당연히 최우선적으로 현장에 도착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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