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진순현 기자=원희룡 제주도정이 비상체제 도정 운영을 천명하고 나섰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30일 오후 ‘2015년 예산안 삭감에 따른 담화문’과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삭감된 예산에 대한 대비책을 세우고 실행할 수 있도록 비상체제로 도정을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원 지사는 “내년 제주도 예산안이 도의회에서 1682억원이라는 사상 초유의 금액이 삭감된 채 통과됐다” 며 “이는 전체 예산의 4.4%에 이르는 이례적인 금액”이라고 에둘러 설명했다.
이어 “도와 의회와의 문제 때문에 서민과 지역경제가 볼모가 될 수는 없다” 며 “민생과 직결된 예산, 지역경제의 종잣돈이 되는 예산, 법령과 조례에 지출의무가 정해진 예산까지 희생돼서는 안된다”고 의회를 겨냥 목소리를 높였다.
원 지사는 “이 과정을 지켜보면서 타당성이 없는 무더기 예산 증액관행이 유독 제주에서만 계속되는 것을 바꾸고, 원칙을 지키려는 노력이 이렇게 어려워야 하는 것인지 곤혹스런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며 “하지만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림없는 행정과 민생의 버팀목이자, 목민관이어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담담한 마음으로 이 사태에 대처하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그러면서 “의회의 대규모 예산 삭감이 민생과 지역경제, 도민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철저히 분석하겠다” 며 “행정기관의 경상 운영 경비를 삭감했기 때문에 도정의 정상적 행정업무 추진에도 막대한 지장이 빚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원 지사는 “그러나 먼저 행정이 더 경비절감에 나서고, 기존의 관행을 타파해 나가겠다” 며 “도민의 혈세를 꼭 필요한 곳에, 필요한 만큼만 쓰도록, 뼈를 깎는 행정의 예산 개혁 계기로 삼아 거듭나겠다”고 향후 험난한 예산집행을 예고했다.
그러면서 “더불어 예산개혁의 과정상의 고통 때문에 애꿎은 희생자가 나와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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