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산은금융지주와 KDB산업은행, 정책금융공사가 합쳐진 통합 산업은행이 다음 달 1일 출범한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통합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의 산업은행 민영화 방침에 따라 2009년 분리된 지 5년여 만이다.
박근혜 정부가 산업은행의 역할을 정책금융기관으로 재조정함에 따라 민영화가 백지화돼 KDB대우증권 등 자회사 매각도 가시화될 전망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5월 개정·공포된 산업은행법에 따라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는 다음 달 1일 통합산은으로 공식 출범한다.
산업은행은 통합에 앞서 조직 개편 및 인사를 모두 마친 상태다.
이에 따라 정책금융공사와 산은금융 업무와 인력은 통합산은에 흡수된다. 정책금융공사의 온렌딩(민간은행 간접대출)과 간접투자금융은 신설될 간접금융부문에 편입됐으며, 산은금융의 자회사 관리는 신설된 자회사관리단이 맡는다.
합병 전 정책금융공사 해외투자부문이 수출입은행으로 이관돼 관련 자산과 인력 30명은 수출입은행으로 옮겼다.
통합산은 출범으로 다이렉트예금은 줄어들고 개인금융부문 조직 역시 수신기획부로 축소됐다.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는 서로 다른 인사시스템과 급여 등으로 통합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분리 후 정책금융공사로 자리를 옮긴 직원들의 경우 승진이 빨랐고 급여도 높았기 때문이다.
이에 양측은 직원의 직급을 유지하되 팀장 등의 직위는 인정하지 않기로 했으며 급여의 경우 당분간 유지한 뒤 향후 점진적으로 맞추기로 했다.
조직 통합으로 인해 자산건전성은 낮아진다. 정책금융공사의 위험자산이 산업은행에 반영되기 때문이다. 통합산은의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총자본비율은 시중은행 평균인 15.6%보다 낮은 12% 수준으로 떨어질 전망이다.
통합산은 출범에 따른 자회사 매각 등으로 금융권 인수·합병(M&A) 시장도 뜨겁게 달아오를 전망이다.
산업은행은 통합에 따라 대우증권, KDB자산운용, KDB캐피탈, KDB생명 등 민간 금융사와 마찰을 빚을 수 있는 자회사를 매각하기로 했다. KDB인프라자산운용은 공공성을 고려해 남기기로 했다.
이 가운데 매각 규모가 가장 큰 자회사는 대우증권으로, KB금융지주가 유력한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인수자 부재로 매각에 실패한 바 있는 KDB생명은 대우증권 등 기타 자회사와의 패키지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