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현미 기자 = "모든 담배 제품이 다 들어왔어요. 한 줄도 구입할 수 있습니다."
담뱃값이 평균 2000원 오른 첫날인 1일 오전 서울역에 있는 A편의점의 담배 진열대는 꽉 차있었다. 전날까지만 해도 일부 제품의 진열대가 텅 비었던 것과는 다른 모습이다.
구매 수량에도 제한이 없었다. 편의점 내 안내문에는 '1인당 1갑만 판매합니다'라고 쓰여 있었지만 A편의점 판매원은 "여러 갑은 물론 한 줄 이상도 판매한다"고 말했다.
서울 중구에 있는 B편의점의 상황도 비슷했다. 인기 제품을 모두 갖추고 있었으며, 출입문에 '1인 1갑 판매'라는 안내문이 있었지만 실제론 구매 수량에 제한이 없었다. B편의점 판매원은 "오늘부터 담배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원하는 수량만큼 구매할 수 있다"고 밝혔다.
구매자들은 가격이 2000원 오른 데 대해 당혹하지 않았다. 대부분의 구매자는 별다른 말 없이 인상된 담뱃값을 계산했다. 일부만이 담배 가격을 되물었을 뿐이다. 간혹 2000원이 넘게 오른 제품에 대한 질문도 있었다.
1월 1일부터 KT&G의 클래식·에쎄 수·더원 블루·레종 블루 등은 한갑당(20개피) 기존 2500원에서 4500원, 필립모리스의 말보로·팔리아먼트 등은 2700원에서 47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다만 KT&G의 다비도프는 가격 결정권을 지닌 임페리얼사의 결정에 따라 기존보다 2200원이 오른 4700원에 판매 중이다.
구매 제품에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브리티쉬 아메리칸 토바코 코리아(BAT코리아)의 던힐과 재팬 토바코 인터내셔널 코리아(JTI코리아)의 메비우스(옛 마일드세븐)·카멜 등은 기존 가격을 유지했지만 이들 제품은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BAT와 JTI의 국내 담배 시장 점유율은 각각 10%, 5% 수준이다.
가격 인상을 제대로 표기하지 않은 편의점도 있었다. 서울역에 있는 C편의점은 모든 제품이 배치돼 있었지만 기존 담배가격이 표기돼 있어 구매자들이 다소 혼란을 겪었다.
일부 편의점의 경우 여전히 담배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날 오전 서울 중구에 있는 D편의점의 담배 진열대에는 담배가 한 품목도 없었다. 이 편의점 관계자는 "공급업체의 담배 공급이 순차적으로 이뤄지면서 아직까지 제품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구매율은 다소 떨어졌다. 가격이 인상 직전인 전날까지 담배를 대거 구입한 사람이 적지 않고, 새해를 맞아 금연 결심을 한 사람이 많기 때문이다. 서울 서대문에 있는 담배 판매점의 점주는 "금연 결심에 담뱃값 인상이 겹치면서 오늘은 담배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며 "예년처럼 1~2개월 이후부터 회복될지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