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정동영 상임고문이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가칭)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새로운 정치세력의 건설을 촉구하는 모임(이하 국민모임)’의 지지율이 새정치민주연합에 근접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거대 양당(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을 비토하는 제3세력이 새로운 정당 창당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낸 결과로 분석된다.
1일 여론조사기관 ‘휴먼리서치’가 야권 신당 창당을 가정한 정당 지지도 조사에서 국민모임은 18.7%로 새정치연합(21.1%) 지지율에 육박했다. 60년 정통의 제1야당과 창당도 하지 않은 국민모임의 지지율 격차는 불과 2.4% 포인트였다.
창당 여부도 불투명한 ‘정치적 결사체’가 제1야당과 오차범위 내에서 각축전을 벌이자 지난해 초 정국을 뒤흔든 ‘안철수 신당’과 유사한 기대감이 또다시 정국을 강타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39.6%로 야권 신당이 창당할 경우에도 탄탄한 지지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조사됐다.
◆국민모임 높은 지지율, 신당 창당 청신호…정동영 “국민 눈물 닦아주겠다”
눈여겨볼 대목은 수도권(서울, 경기·인천)과 호남에서 국민모임 신당 창당 지지가 높았다는 점이다. 휴먼리서치 조사 결과 △서울(41.1%) △경기·인천(41.8%) △호남(40.0%) 등에서 ‘신당 창당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40%를 넘었다.
새정치연합 지지층 가운데 48.8%도 ‘신당 창당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 없다’는 의견은 41.5%에 그쳤다. 향후 국민모임이 제도권 정당의 모습을 갖출 경우 2·8 전국대의원대회(전대)를 앞둔 새정치연합에 상당한 부담이 될 전망이다.
함효건 휴먼리서치 대표는 국민모임 지지율과 관련, “신당 추진 주체가 구체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새정치연합의 정당 지지도와 비슷한 양상을 보이는 것은 제1야당에 대한 불신과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기대감이 야권 지지층에 내재돼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신당이 현실화되고 신당에 참여하는 인사들이 구체화된다면, 신당의 정당 지지도는 더 상승할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이날 새정치연합 단배식에 불참한 정 고문은 전날 자신의 블로그에 ‘정치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고, 눈물을 흘리지 않게 하는 새해를 두 손 모아 기도합니다’라는 제목의 신년사를 통해 “요즘처럼 정치인으로 산다는 게 부끄러운 적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 고문은 “세월호의 큰 슬픔과 아픔은 아직도 가시지 않고 있다”며 “장사도 취직도 안 되고, 미래는 불안하다. 그런데 정치는 겉돌고, 약자는 기댈 곳이 없다”고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부의 비정규직 대책과 대법원의 쌍용차 판결 등을 언급한 뒤 “노동 문제는 더 이상 방치하거나 방관할 수 없는 임계점을 넘어섰다”며 “비정규직과 노동을 외면하는 정당은 존재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정 고문은 “주권자인 국민이 정당과 정치인에게 표를 주고 국회로 들여보내는 가장 큰 이유는 정글 같은 시장에 모든 걸 맡겨놓지 말고 강자와 약자 간의 불균형을 바로잡아 달라는 것”이라며 “우리 사회는 1인 1표 대신 ‘1원 1표’의 원리만이 지배하면서 약자들이 곳곳에서 눈물을 흘리거나 죽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해에는 비정규직과 영세자영업자·중소기업 문제가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가 되고, 나라의 온 역량이 투여될 수 있도록 정치가 작동해야 한다”며 “정치가 제자리를 찾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새해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30일~31일 이틀간 휴대전화 RDD·ARS 방식으로 1520샘플로 조사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1%이며, 응답률은 4.08%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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