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홍성환 기자 = 금융권 최고경영자(CEO)들은 '핀테크'와 '글로벌'을 을미년 새해의 화두로 꼽았다. 새로운 성장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핀테크와 글로벌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다.
아울러 CEO들은 사무실에서 진행하는 딱딱한 시무식 대신 직원과 '맞절'을 하거나 직접 떡국을 배식하는 등 이색적인 시무식으로 새해 첫 업무를 시작했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고 현지에서 성공모델을 만들 수 있는 글로벌 역량을 갖춰야 한다"면서 "또 핀테크 등 신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하고 신규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도 "이미 중국과 미국의 ICT기업을 필두로 지급결제나 송금서비스를 넘어 펀드나 소액대출 같은 금융서비스까지 이뤄지고 있다"면서 "IT기술과의 융·복합은 피할 수 없는 물결이며 이를 통해 영업 기회가 더욱 확장될 수 있다는 개척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 역시 "스마트 금융 확산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서 옴니 채널과 디지털 기반의 미래형 점포 모델도 계속 모색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권선주 기업은행장은 해외사업과 관련해 "지난해 베이징 지점 개점과 프놈펜, 자카르타 사무소 개소에 이어 올해는 인도 뉴델리 사무소의 지점 전환 등 진출 지역을 다변화하고 지분투자와 M&A(인수합병) 형식의 다각적인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통합을 앞둔 금융사에서는 어느 때보다 의미있는 각오를 다졌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통합산은 출범과 관련해 "모든 임직원이 '보합대화(한 마음을 가지면 큰 의미의 대화합을 이룰 수 있다)'하는 진정한 통합산은을 만들어야 한다"며 "서로의 차이점을 주장하기 보다 글로벌 KDB로의 발전이라는 공동의 목표를 위해 함께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통합을 추진 중인 김정태 회장도 "통합을 기반으로 하나금융그룹의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면서 "협업과 융합을 통해 진정한 역량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CEO들의 이색적인 시무식도 진행됐다. 박진회 한국씨티은행장은 2일 독특한 시무식으로 새해 첫 공식 일정을 소화했다. 한복을 차려입고 300여명의 임직원들과 서로 세배한 것이다.
통상 강당에서 시무식을 진행했던 신년회 관행을 깨고 소통의 질을 높이자는 박 행장의 의중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맞절을 한 것은 직원 간 상호 존중의 의미를 새기자는 뜻으로 많은 직원들이 자유롭게 시무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장소도 강당이 아닌 로비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 취임한 이광구 우리은행장은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홍유릉을 찾아 참배했다. 1899년 민족자본과 황실자본으로 우리은행의 전신인 대한천일은행을 탄생시킨 고종황제와 대한천일은행 2대 은행장을 지낸 영친왕의 묘소가 있는 곳이다. 우리은행은 최근 4년째 신년 첫 공식 일정으로 홍유릉을 방문하고 있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다른 임원들과 함께 신한은행 본점 20층 식당에서 직원들에게 직접 떡국을 배식했다. 서 행장은 이 자리에서 지난해 최선을 다해준 임직원들에게 격려와 함께 2015년 새로운 각오와 다짐을 전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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