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걱정 현실로? 내수 시장 성장 목표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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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04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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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윤태구 기자 = 현대차그룹이 올해 글로벌 생산·판매 목표로 '820만대'로 확정한 가운데 내수 시장 목표치는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특히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첫 800만대 판매 고지를 돌파했음에도 불구하고 보수적인 성장 기조를 잡은 셈이다.

4일 현대·기아차에 따르면 현대차는 올해 총 505만대를 목표로 한다. 이중 국내 목표는 69만대, 해외는 436만대로 설정했다. 기아차는 총 315만대로, 국내 48만대, 해외 248만대가 목표다.

현대·기아차의 올해 목표인 820만대는 지난해 목표했던 786만대보다 약 4.3% 늘어난 숫자다. 지난 해와 비교해서는 현대차의 경우 3.1%, 기아차의 경우 6.4% 늘어난 수치로, 현대차보다 기아차의 성장을 더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달성했던 800만5152대 보다는 2.43% 증가한 수치에 불과하다.

내수 시장만 따로 떼어놓고 봤을 때 현대·기아차 내부에서 생각한 성장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실제로 지난 해 현대차는 내수 시장 생산·판매 목표로 68만2000대를 설정했다. 올해는 이보다 약 1.2% 성장한 69만대가 목표다. 기아차 역시 지난 해 내수 시장 목표치로 48만대로 설정한 데 이어 올해도 48만대로 설정하며 전년과 다를 바 없는 목표치를 내세웠다.

결론적으로 현대차는 지난 해 목표보다 3191대 늘어난 68만5191대를 판매했다. 반면 기아차는 같은 기간 국내 시장에서 46만5200대를 판매하며 목표에 1만2000대 가량 못 미쳤다.

이는 내수 시장에서 현대·기아차의 고전에 기인한다. 지난 해 국내 자동차 시장은 수입차의 매서운 공세 속에 국산차 업체들은 안방 사수에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현대·기아차도 마찬가지.

실제로 현대·기아차는 지난 해 처음으로 내수시장 점유율 70%선이 붕괴되는 쓴 맛을 봤다. 현대·기아차의 점유율을 잠식한 것은 토종 업체들보다는 수입차 업체들의 영향이 컸다. 올해 역시 더 다양한 소비자층을 겨냥한 차종과 가격대로 무장하고 국내 자동차 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 등에 따르면 올해 국내 자동차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5% 성장한 165만대로 예상된다. 이중 국산차는 약 140만대로 올해와 같은 수준이지만 수입차는 판매량이 연간 25만대로 20% 가까이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수입차는 경기 침체 속에서도 최근 3년간 전년 대비 20% 안팎의 높은 판매 증가율을 보여와 올해도 그 성장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전망대로라면 현대·기아차가 목표로 하는 올해 내수 시장 점유율은 약 71%에 불과하다. 반면 수입차의 시장점유율이 올해 13%에서 15.2%로 훌쩍 뛰게 된다.

또한 르노삼성, 한국지엠, 쌍용차 등 경쟁 관계에 있는 국산 완성차업체와도 힘겨운 싸움을 이어가야한다. 이들 3사는 지난 해 내수 시장에서 모두 연간 최대 실적에 달하는 판매를 기록하는 등 성과를 올리고 있는 상황이다.

올해부터 배기량 2000cc 이상 차량의 개별소비세가 소폭 인하됨에 따라 국내 판매 실적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지만 이는 다른 경쟁업체도 이득을 보는 것은 마찬가지다.

이에 현대·기아차는 올해 신차 모델 조기 투입과 영업 네트워크의 유기적 협조체계 강화를 통해 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각각 투싼과 아반떼, K5와 스포티지 등의 풀체인지(완전 변경) 모델을 새로 출시할 예정이다. 오는 12일 미국 디트로이트모터쇼에서 쏘나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최초로 공개하고 연내에 하이브리드 전용 준중형차도 선보이는 등 친환경차 라인업 강화에도 본격적으로 나선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올해에도 지속적인 신차 출시 및 마케팅 활동 강화 등을 통해 판매를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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