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지훈 기자 = "지금까지는 (앞으로의 상황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는 단계였지만 올해는 지난해보다 변동성이 더 커져 제어하기 힘든 상황까지 갈 수 있습니다. 때문에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눈높이를 낮춰 유동성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변동성에 대응해야 합니다."
김창수 하나은행 골드클럽 프라이빗 뱅킹(PB) 센터장은 지난 4일 아주경제와 만나 올해 투자전망 및 전략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김 센터장은 지난해 금융시장이 극명한 '머니게임' 양상을 보였으며 미국의 부흥이 확실한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그는 "돈의 힘으로 자산가치가 상승해 버티고는 있지만 생각만큼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많은 돈이 움직이다 보니 시장이 눈에 띄게 요동치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내부적으로는 큰 움직임을 보인 자산들이 많이 있다"며 "머니게임으로 유동성이 받쳐졌으나 그에 따른 불안감, 일종의 작은 파도가 몰려오는 느낌의 시장이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부흥이 확실한 해였다"며 "실제 셰일가스 때문에 국제 유가가 반토막이 났으며 헤게모니 싸움도 벌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 센터장은 또 지난해를 중국과 미국 등 G2가 현실화한 한 해로 평가했다. 그는 "그동안 중국의 성장으로 미국이 힘든 상황을 겪었지만 지금은 다시 미국이 부흥하고 중국이 힘들어 하고 있다"며 "G2로 인한 경제 패권이 현실화된 시점이고 유동성, 돈의 가치에 의한 여러 경제현상이 실제화됐다"고 말했다.
이러한 금융시장 동향은 국내 자산가들의 투자성향에도 영향을 끼쳤다. 자산가들의 투자 시각이 해외로 넓어지고 투자성향 역시 분산투자 방식으로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중점을 두기 시작한 것이다.
김 센터장은 "과거에는 우리나라 자산에 대한 맹신이 깊었다"며 "그러나 2013년부터 국내 자산에 대해서도 불안해하는 자산가들이 늘어나면서 자산을 해외에 투자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에는 해외 투자라고 하면 단연 중국 주식시장이 손꼽혔으나 막대한 손해를 입은 자산가들이 생기기도 했다"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분산투자 해야 한다는, 해외투자 본연에 맞는 투자가 늘어났다"고 덧붙였다.
또 과거에는 수익을 목적으로 한 펀드 투자가 대부분이었으나 최근에는 주식 직접투자 및 부동산 등 투자형태가 다양해졌다.
김 센터장은 올해의 경우 미국의 경제성장 효과가 세계 경기에 영향을 끼칠 경우 불안한 변동성 속에서도 안정될 수 있지만 반대로 변동성이 더 커져 제어하기 힘든 상황에 닥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성장에는 양적 완화, 셰일가스 개발, 기업 혁신 등의 여러 호재가 영향을 끼쳤다"며 "이것을 보고 기타 국가들도 따라하고 있지만 실제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의 경우 거품이 있었던 자산가치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시장 구조"라며 "이에 따라 변동성이 심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센터장은 이에 따라 미국과 중국 등 G2 국가를 중심으로 유동성에 집중해 변동성에 대응하는 투자 전략을 제언했다.
그는 "지금은 추가 수익을 내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세계 금융시장이 G2를 중심으로 흐르기 때문에 좋든 나쁘든 안정성 측면에서 이들 국가를 중심으로 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변동성이 커질 수 있기 때문에 한동안 '방망이 짧게 쥐고 단타를 노린다'는 것처럼 리스크를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눈높이를 낮춰야 한다"고 말했다.
또 김 센터장은 소수의 자산이 급격하게 움직이는 이벤트를 잘 포착한다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는 "1주일만 잘 투자하면 1년치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게 현재 금융시장"이라며 "붕괴되는 것만 아니라면 이런 것에 대한 유동성을 충분히 운용해 수익을 내는 게 맞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리스크로 우리나라에서는 수익을 얻기 힘들지만 다른 곳에서는 수익을 얻기 충분한 상황이라면 그 시장에 투자하는 게 맞다"며 "객관화해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센터장은 "해외 부동산시장 역시 가격이 오를 만큼 올라 기회가 많이 없지만 상대적 가치로 우리나라 부동산시장 보다는 가능성이 조금 더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부동산시장을 예로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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