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현철 기자 = 새해 들어 담뱃값이 평균 2000원이나 오르면서 담배 판매량이 급감하고 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편의점 업체의 1일 담배 판매량(소비자에게 넘어간 물량 기준)은 지난해 같은 날 대비 58.3%나 줄었다. B편의점 업체의 판매량 감소율도 54%에 이르렀다.
담뱃값이 1일자로 평균 80%(2000원)나 인상됐지만, 매출 기준으로도 담배 수요 급감 현상은 뚜렷했다. C편의점 업체의 1일 담배 매출은 1년 전보다 36.4% 급감했다.
'담배 사재기' 열풍으로 판매가 크게 늘었던 지난달 말과 비교하면 감소 폭은 더 크게 나타났다.
A편의점의 경우 12월31일과 비교해 1월1일 담배 판매량은 78%나 하락했다. B편의점의 판매 규모도 하루 사이 78% 줄었으며, C편의점 역시 1일 매출이 12월 일평균의 38%(62% 감소)에 불과했다.
대형마트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담배를 보루째 판매하는 롯데마트의 1일 담배 판매량은 지난해 신정보다 49% 줄었다. 바로 직전 주(12월22~28일)나 지난달(12월1~31일) 하루 평균과 비교해도 감소율이 46.4%, 43.3%에 이른다.
이에 유통업계는 앞으로 담배 외 품목의 매출에까지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만약 이 정도의 담배 수요 급감 현상이 이어진다면 편의점 방문자 수가 줄어 전체 매출도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업계는 지난해 말 흡연자들의 담배 '사재기'도 연초 담배 판매 부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A편의점에 따르면 인상 전 가격으로 담배를 살 수 있는 마지막 날(12월31일) 담배 판매량은 작년 동기 59.7%나 증가했다. 12월30일과 비교한 증가율도 24.7%에 이르렀다.
또 다른 편의점 업체 관계자는 "연초 1~2개월 정도 지난 뒤 사재기한 담배가 떨어질 즈음에나 담뱃값 인상으로 진짜 얼마나 담배 수요가 줄었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재기한 담배에 이익을 붙여 판매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지난 1일 한 중고거래 온라인 까페에는 "말보로 레드 10갑을 4만원에 판다"는 글이 올라왔다. 담배사업법상 허가된 소매인이 아닌 개인이 담배를 파는 것이 불법이라는 지적이 잇따르자 이 글은 삭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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