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정수 기자 = 이동통신 3사의 '지원금 생색내기'가 다시 한 번 도마 위에 올랐다. 논란의 주인공은 갤럭시노트3다. 이통3사가 경쟁적으로 출고가와 맞먹는 지원금을 공시하면서 고객 서비스 강화를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온·오프라인 매장에서는 갤럭시노트3가 품귀현상을 빚고 있어 소비자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 공식 온라인 매장 'T월드 다이렉트'와 KT '올레샵', LG유플러스 'U+샵'에서는 갤럭시노트3가 일시품절로 재고가 없는 상태다.
오프라인 매장 형편은 온라인보다는 그나마 양호했지만 확보된 물량이 없거나 부족해 허무하게 발길을 돌리는 고객들의 수가 적지 않았다.
지난 2~3일 찾은 종로구, 서대문구, 영등포구 일대의 이통3사 대리점에서는 갤럭시노트3를 찾는 고객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통신사 가운데 가장 먼저 갤럭시노트3 지원금을 올린 LG유플러스는 이미 재고가 바닥이 난 상태였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지원금을 우선적으로 올리면서 평소보다 고객이 많이 몰렸다"며 "남부지역 대리점은 모두 갤럭시노트3가 동이 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강북 지역을 가더라도 같은 상황일 것"이라며 "발품을 팔아야 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 중심지를 벗어난 외곽지역의 SK텔레콤 일부 대리점에서는 자체적으로 예약을 받고 갤럭시노트3를 판매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갤럭시노트3는 중점적인 마케팅 대상이 아니었다"면서 "재고가 많이 없으므로 예약을 해야 한다"고 전했다.
일선 판매점에서는 개통부터 하자는 식이었다. 즉, 갤럭시노트3 재고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기기변경의 경우 재고가 없다는 핑계를 댔다.
판매점 관계자는 "현행법상 기기변경 고객 차별은 불법임을 알고 있으나 직영 대리점이 아닌 판매점의 입장에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KT는 갤럭시노트3 재고가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었다.
KT지점 관계자는 "본사에서 지시가 내려온 것이 재고 소진 시까지"라며 "일주일 뒤에는 재고가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재 출고가만큼 지원하는 이벤트도 이어질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재고도 없는 '공짜' 스마트폰을 미끼로 소비자를 우롱하고 있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다.
갤럭시노트3는 출시 15개월 지난 구형폰인 데다 지원금을 전부 받으려면 구매할 때 고가요금제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통3사 대부분 10만원대 요금제 기준으로 65~88만원까지 공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5만원대 요금제 기준으로 구입할 경우 공시지원금은 30만원 수준으로 대폭 낮아진다.
게다가 개통 후 6개월 전에 해지할 경우 개통 시 받은 지원금을 전액 반환해야 한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출고가 수준까지 지원되는 이동통신사들의 지원금은 출시 15개월 이상 지난 구형폰에 국한됐다"며 "이 모델들은 재고소진의 성격이 강하다"고 지적했다.
한 업계 관계자도 "물량조차 제대로 확보하지 못한 이른바 '재고털기' 모델을 앞세워 과도한 마케팅을 진행하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로 비춰질 수 있다"고 우려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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