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버리고 떠났다가 50년 만에 돌아온 할머니 박원숙의 200억 원 유산을 둘러싼 가족(진이한, 정한현, 박준규, 이휘향, 안혜경, 최종훈)의 시끌벅적한 소동극이다. 박원숙의 양아들 오상진과 그와 합심해 변호사인체하며 박원숙의 재산을 노리는 이정현이 소동에 가세한다.
빛나는 은발에 분홍색 포인트 염색, 미키 마우스 모자를 장착하고 미국식 감탄사를 내뱉는 박원숙이나 부잣집 마나님 전문 박휘향의 몸뻬와 악착스러운 경상도 사투리를 보고 놀라긴 이르다. 무대에서 엉덩이를 살랑살랑 흔들던 그룹 걸스데이 멤버 소진과 케이블방송 tvN ‘거탑 시리즈’로 이름을 알린 최종훈의 첫 지상파 진출에 대한 반가움이 가시기도 전에 익숙한 배우의 낯선 모습이 시청자를 파도처럼 밀려온다.
눈에 띄는 것은 당연 이정현이다. 새끼손가락에 마이크를 달고 노래를 부르거나(‘와’), 모든 댄서에게 인형 마스크를 씌운 채 자신도 인형 인체하며(‘줄래’) 선사했던 충격은 스크린에서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 멀게는 1996년 영화 ‘꽃잎’에서 광주학살의 후유증을 앓는 소녀를 맡아 16세의 나이에 전라 연기를 감행하고, 최근에는 영화 ‘명량’에서 남편의 죽음을 목도하고 치맛단을 처절하게 흔들어대는 벙어리 여인을 연기하며 비상함의 아이콘이 된 그가 ‘떴다 패밀리’에서 보여준 평범한 모습은 오히려 낯설어 눈길이 간다.
대학교를 수석으로 입학해 ‘엄친아’ 이미지가 굳어진 최정원은 파렴치하다. 돈을 꾸러 온 진이한에게 “네가 10년간 사귄 여자친구가 내 아내가 됐으니 3000만원은 그냥 가져라. 위자료인 셈 치라”고 거들먹거리며 그룹 UN 시절 형성됐던 스마트한 이미지를 한방에 날려 버렸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후 8시 45분 방송.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