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근정 기자 = 2014년 스마트폰 시장의 다크호스로 삼성과 애플을 위협한 중국 대표기업 샤오미(小米)와 화웨이(華爲)의 성적표가 공개돼 주목됐다.
성도상보(成都商報)는 2014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30% 이상을 차지한 중국 스마트폰 업계를 이끌고 있는 두 기업의 중국 국내시장 경쟁의 승자는 샤오미가 차지했다고 5일 보도했다.
레이쥔(雷軍) 샤오미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는 4일 지난해 샤오미의 매출 실적을 공개했다. 2014년 한 해 동안 샤오미의 스마트폰 판매량은 전년 대비 227% 증가한 6112만대, 매출액은 135% 급증한 743억 위안(약 13조2400억원)으로 놀라운 증가폭을 보였다.
이로써 샤오미는 2014년 중국 시장 점유율 1위의 입지를 다시 한 번 확고히 했다. 최근에는 몸값이 450억 달러(약 50조원)로 껑충 뛰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잘 나가는 샤오미'를 재차 입증하기도 했다.
이에 레이 회장은 "지난 한 해는 샤오미에게 역사적 이정표와 같은 해"라며 "샤오미가 추격자에서 이제는 다른 기업이 추격해야할 대상이 됐다"고 샤오미가 중국 스마트폰 선두기업이 됐음을 암시했다.
화웨이는 중국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샤오미가 삼성을 제치고 중국 스마트폰 시장 1위를 달성했을 지난해 2분기 당시 샤오미는 14%, 삼성은 12%의 점유율로 1,2위를 차지했으며 화웨이는 11%로 5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중국 시장에서의 '패배'에도 불구하고 화웨이는 샤오미가 중국 1위의 스마트폰 기업임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글로벌 시장까지 확대할 경우 화웨이가 앞서 있기 때문.
위청둥(余承東) 화웨이 소비사업부문 CEO도 지난해 마지막 날인 12월 31일 2014년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대비 40% 급증한 7500만대로 삼성과 애플 다음의 세계 3위 스마트폰 기업의 입지를 공고히 했음을 강조한 바 있다.
한편 샤오미와 화웨이, 두 기업의 경쟁구도는 올해 한층 더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샤오미는 공기청정기를 출시하며 스마트홈 시장에 뛰어드는 등 사업 다각화에 주력하는 모양새다. 또한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 CES 2015 개막을 앞두고 4일 LTE 듀얼심을 지원하는 보급형 스마트폰 'Mi(紅米 훙미)2'를 공개하며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이달 하순에는 차기 주력제품 출시도 예고했다. 외신들은 'Mi4S' 혹은 'Mi5', 패블릿 제품인 '훙미노트2'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화웨이는 기본에 충실한 '지속적 성장세'를 유지하겠다는 각오다. 주력산업인 통신장비 및 서비스 시장에서의 독보적 입지를 지속적으로 견지, 관련 기술력을 증진하고 각종 특허와 자금력을 바탕으로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일시적'이 아닌 '확실하게' 시장을 확대하겠다는 것. 지난해 화웨이의 총 매출은 총 460억 달러로 매년 10%의 안정적인 두 자릿수 증가율을 유지해 오는 2018년 매출액 700억 달러도 돌파하겠다는 목표다.
올해는 샤오미와 화웨이의 '특허전쟁'도 예고되어 있다. 지난해 화웨이와 ZTE는 샤오미를 포함한 중국 스마트폰 업체에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기술에 대한 특허 침해를 이유로 경고장을 발송한 바 있다.
급성장했지만 관련 기술 확보에는 미진한 샤오미와 달리 화웨이는 지난해 8월 말까지 1만2000건의 스마트폰 통신규격 특허를 신청하고 중국에 1600개, 유럽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 500개의 특허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특허로 중국 국내시장에서 샤오미의 발목을 잡을 수 있을지 시장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허'는 샤오미가 올해 넘어야 할 가장 '큰 산'이기도 하다. 중국 시장 1위 부상 후 야심차게 인도에 진출한 샤오미는 역시 통신관련 특허침해를 이유로 소니에릭슨에 걸려 넘어졌다. 판매 중단은 유예됐지만 오는 8일 열리는 공판에서 소니에릭슨이 샤오미의 특허침해를 확실히 잡겠다고 밝힌 바 있어 향후 경과가 주목된다.
또한 사오미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 있어 '애플'도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샤오미는 '애플바라기'로 불릴만큼 디자인 등 다방면에서 애플과 유사한 제품을 내놓아 애플이 이를 문제삼을 경우 치명적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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