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영국의 펍(PUB)과 한국의 소상공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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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05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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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영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를 보면 한 등장인물이 지구가 곧 폭발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동네 펍(PUB)으로 달려가 마지막으로 맥주를 주문한다.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본격적으로 생겨나기 시작해 영국과 아일랜드의 대표 문화로 자리잡은 펍은 이들 국가의 대표 문화일 뿐 아니라 일상 그 자체다. '맥주의 나라' 영국의 대표적인 자영업이자 소상공인 업종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영국문화의 상징 중 하나인 펍 조차 장기화 된 경제 불황의 마수를 피해가지 못했다. 여기에 맥주에 대한 주류세 인상과 같은 악조건이 더해지면서 대규모 폐업 위기에 봉착했다.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일주일에 평균 30개가 넘는 펍이 문을 닫고 있다. 지난 4년간 사라진 펍은 6000곳이 넘는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영국 소비자들이 적극적으로 나섰다. 당국에 세금 등 관련 정책 개정을 촉구하고, 지역사회에도 영향력을 행사했다. 자신들의 전통이자 지역사회의 주요 경제활동 인원으로 활동 중인 펍, 즉 소상공인들이 자활할 수 있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공감대 형성에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에서의 상황은 어떨까?

일단 자영업자는 돈도 많이 벌고 지역사회에서 '방귀깨나 뀌는' 부류로 여겨진다. 정부의 인식 또한 비슷하다. 구조조정을 통해 무분별한 창업과 폐업을 막아내는 것이 능사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짙다.

하지만 소상공인들이 처한 현실은 사뭇 다르다.
 
전국 1만 490개 소상공인 사업체 중 창업동기가 '생계유지'라고 밝힌 곳은 전체의 82%를 넘는다. 월평균 매출액은 877만원이지만 영업이익은 187만원이다. 

실제 자영업자의 1년 후 생존율은 60%대에 머문다. 그나마 창업 5년 뒤 70%는 폐업한다. '망하면 끝장'이라는 위기감 속에서도 위험을 무릅쓰고 끊임없이 자영업자가 양산되는 것을 단순히 소상공인 개인의 공과나 능력 유무로만 단정짓는 것은 무책임한 일이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올해 경영상황이 호전될 것이라 예상한 소상공인 10명 중 채 1명이 되지 않는다. 이해 당사자들인 소상공인과 정부의 공조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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