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실화 ‘언브로큰’…욱일승천기를 뺀 안젤리나 졸리의 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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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0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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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영화 '언브로큰' 포스터]

아주경제 권혁기 기자 = 영화 ‘언브로큰’(감독 안젤리나 졸리)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육상 선수로 활약했던 루이스 잠페리니(개럿 헤들런드)는 당시 19세였다. 5000m 경기에서 8위에 머물렀지만 나이를 생각하면 잠재력이 뛰어난 선수였다.

사실 루이스 잠페리니는 이탈리아 이민자로 미국 내에서는 환영받지 못했다. 어린 시절 아이들로부터 왕따를 당해 달리기가 빠를 수밖에 없었다. 집안에서도 그를 골칫덩어리로 생각했지만 형 피트 잠페리니(알렉스 러셀)는 달랐다. 그의 달리기를 본 형은 선수생활을 권했고, 이는 적중했다.

베를린 올림픽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루이스는 1940년 동경 올림픽을 기약했다. 그러나 제2차 세계대전은 그를 전쟁터로 불러들였다. 공군 중위로 참전한 루이스 잠페리니는 1943년 5월 27일 폭격기 엔진 고장으로 태평양 적도 부근에 추락하고 말았다. 구사일생을 살아남은 그는 작은 구명보트에 조종사 필(돔놀 글리슨), 맥(핀 위트록)과 함께 구조를 기다렸다.

구명보트 안에 있던 물과 식량은 나흘만에 바닥이 났지만 잠페리니는 빗물을 받아 마시며 새를 맨 손으로 잡아 먹었다. 드라이버로 상어를 사냥해 간을 꺼내 먹으며 버텼다. 표류 33일째 맥을 떠나 보낸 잠페리니는 “신이시여. 부디 저를 구해주소서. 만약 제가 살아남는다면 평생을 주님의 종으로 살겠나이다”라고 기도한다. 잠페리니는 47일이 돼서야 일본군에게 구출 아닌 구출을 받는다.
 

[사진=영화 '언브로큰' 스틸컷]

도쿄 근처 포로수용소로 보내진 잠페리니는 일본군 와타나베(미야비)의 고문에도 굴복하지 않는다. 와타나베는 잠페리니의 의지를 꺾고 싶지만 뜻대로 되지 않자 더욱 그를 몰아 부친다.

실화를 바탕으로 하기에 인터넷에서 자판 몇 번 두들기면 루이스 잠페리니가 어떤 고난을 겪고 지금은 어떻게 지내는지 알 수 있다. 결말은 이미 나와 있는 셈이다.

그렇기에 ‘언브로큰’은 스토리 전개보다 배우 겸 감독 안젤리나 졸리의 연출력에 관심이 쏠린다.

안젤리나 졸리는 일본군의 포로 학대 장면 등을 여과 없이 묘사했다. 와타나베는 루이스의 버릇(?)을 고쳐놓기 위해 같은 포로인 다른 미군 병사들로부터 루이스의 얼굴을 때리게 했다. 호시탐탐 루이스를 괴롭힐 구실을 찾았다. 이 영화로 와타나베를 연기한 록밴드 드류퀼츠 기타리스트 미야비는 일본에서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 감독인 안젤리나 졸리에 대한 입국금지 운동이 진행 중이니 다연한 일인가도 싶다. 미야비는 제일교포 3세다.
 

안젤리나 졸리와 루이스 잠페리니.[사진제공=UPI코리아]

안젤리나 졸리는 ‘있었던 일 그대로’를 담기 위해 노력했지만 일본의 국기에 붉은 햇살을 표현한 욱일승천기는 넣지 않았다. 일본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승천기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 직후 금지됐다. 일본은 1954년 일본 자위대를 창설하며 욱일승천기를 군기로 채택했다.

한편, 독일은 나치 깃발 하켄크로이츠의 사용을 금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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