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한진그룹, 조양호 회장이 ‘울컥’하며 던진 신년 화두는 ‘소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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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0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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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2일 오후 조양호 한진그룹회장과 조현아 대한항공 전 부사장이 각각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와 국토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에서 물의를 일으킨 '땅콩회항' 사건과 관련, 공개적으로 사과를 하고 있는 모습.[유대길 기자 dbeorlf123@]


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자식을 잘 못 키웠다는 회한의 눈물이었을까. ‘수송보국(輸送報國)’의 일념 하에 온 몸을 던져 한진그룹의 성장에 밀알이 된 선대 회장에 대한 송구스러움이었을까.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땅콩회항’ 사건의 여파로 침울하게 치러진 시무식에서 ‘울컥’하며 내세운 신년화두는 ‘경계 없는 소통’이었다. 이날 조 회장은 대한항공을 포함한 한진그룹 내 모든 임직원들에게 사과를 할 때 울컥하며 말을 잇지 못해 지창훈 대한항공 총괄사장이 신년사를 대독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 회장은 5일 서울 공항동 대한항공 본사에서 열린 시무식에서 신년사를 통해 회사 운영 전반을 혁신하기 위한 구체적인 의지와 계획을 밝혔다.

한진그룹은 올해 칠순을 맞이한 ‘해방둥이’ 기업이다. 1945년 일제강점기에서 갓 벗어나 폐허가 된 한반도에서 트럭한대로 시작한 한진상사는 ‘수송보국’ 정신으로 국내 대표 육해공(陸海空) 운송재벌로 자리매김했다. 강산이 7번이나 바뀌는 세월을 견뎌온 장수기업이지만 대한항공 ‘땅콩회항’ 사건으로 총수의 장녀가 구속되며 그룹은 창립 이래 최대 위기를 맞았다.

조 회장은 갑오년(甲午年) 오너 3세의 ‘갑(甲)의 횡포’로 얼룩졌던 ‘땅콩회항’ 사건이후 만신창이가 된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 전체 운영에 획기적인 쇄신을 주문했다. 한진그룹은 위기 타파를 위해 최우선 순위로 기업문화 쇄신을 꼽고 사내 ‘소통위원회’를 구성할 계획을 밝혔다. 정당한 절차 없이 누군가의 일방적인 지시로 비행기가 되돌려질 수 있는 비합리적이고 권위적인 기업문화가 그룹 내 존재하는 한 제 2의 ‘땅콩회항’은 시간문제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조 회장은 “회사 운영 전반에 걸쳐 획기적인 쇄신을 이뤄내기 위해 관리시스템을 전반적으로 다시 점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불합리한 제도와 관행은 바꿀 것”이라고 했다.

조 회장은 특히 ‘책임 경영’을 통한 ‘기업문화 혁신’에 대해서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업무의 자율성을 폭 넓게 보장하고 성과에 따라 보상받는 책임경영이 확고하게 자리 잡도록 만들겠다”며 “소통 위원회를 구성해 기업문화를 쇄신 하겠다”고 했다. 한진그룹이 조만간 구성할 소통위원회에는 회사 내 각 부문이 참여할 뿐만 아니라 사외의 인사도 함께해 기업문화 쇄신에 대한 의견을 경계 없이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조 회장은 또 ‘위기’를 ‘발전의 기회’로 삼을 것을 주문했다. 그는 “올해 많은 도전과 기회들이 있다”며 “다시 한 번 새롭게 ‘도약’하는 대한항공으로 거듭나자”고 독려했다. 이를 위해 조 회장은 자신감‧열정을 통한 새로운 수요 창조, 원칙과 규정을 철저히 지킨 선제적 위기관리, 성장기반 강화통한 수익 극대화 등을 강조했다.

조 회장은 지난해 12월 12일 “자식 교육을 잘 못시켰다”며 머리를 조아린 이후 이날 신년사를 통해서도 국민과 임직원에게 거듭 사과했다. 그는 ‘땅콩 회항’을 “불미스러운 일”이라고 표현할 뿐 구체적으로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번 사건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고 임직원에게 마음에 상처를 줬다”고 사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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