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승훈 기자 = 이해식 강동구청장은 2015년에 "소통을 통한 '사람 농사'로 행복한 강동을 가꾸겠다"고 밝혔다.
아래는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강동구민 여러분!
2015년 을미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아침, 떠오르는 붉은 태양을
일자산 해맞이에서 보았습니다.
어느 때보다 선명했던 태양은 어느 때보다 분명한
우리의 다짐과 미래에 대한 약속을 상징하는 듯했습니다.
태양은 맑고 밝게 타올랐지만
마음속의 어둠은 걷히지 않았습니다.
작년 세월호의 비극이 드리운 그림자는
아직 우리 곁에 머물러 있습니다.
우리는 이 그림자를 걷어내지 않고는
한걸음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한 언론사가 설문조사에서 광복 이후
가장 중요한 사건을 물었습니다.
50대와 60대 이상은 한국전쟁을 꼽았고
20대와 30~40대는 세월호 참사라고 답했습니다.
이처럼 세월호의 슬픔은 온 국민의 마음속에,
해가 바뀌었다고 그냥 벗어 던질 수 없는
무거운 짐으로 남아있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단순한 사고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해방 이후 가난을 벗고자 몸부림치고,
잘 살아보자고 분투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하고자
맹렬히 달려오면서, 더 빨리,
더 많이 가지기 위해 때로는 반칙하고, 사술을 부려 왔던,
우리의 자화상이기 때문입니다.
물론, 그것으로 인해 파란의 역사 속에서도
수천년을 견뎌온 끈질긴 저력과
우리 민족 고유의 부지런하고 선한 기질이
손상되는 것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가 이대로 주저앉으려면 모르되
선진국을 향해 큰 걸음 내딛기 위해서는
세월호 사건은 반드시 넘지 않으면 안 될
커다란 산이요 벽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는 그다지 어려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저마다 처한 위치에서 기본에 충실하면서
자기에게 부여된 역할과 책임을 다하는 것,
바로 그것이 해결책이 아닐까요?
교수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올해의 사자 성어로
교수들은 정본청원(正本淸源)을 꼽았다고 합니다.
근본을 바로하고 근원을 맑게 한다는 말입니다.
저는 올해 우리 국민들이 견지해야 할 태도로
매우 적합한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강동구정도 근본을 바로하고
근원을 맑게 하는 자세로 나아가겠습니다.
“7년된 병에 3년 묵은 쑥을 구한다”는
맹자의 말이 있습니다.
근본을 바로 하는 것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닐 것입니다.
우리의 문제가 오랜 세월에 걸쳐 생긴 것이라면
사자성어 하나를 채택한다 해서
그대로 고쳐지고 치유되지 않습니다.
인내와 노력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긴 안목을 가지고 뼈아픈 노력을 하지 않고는
오래 묵은 쑥을 구할 수 없을 것입니다.
오늘 당장 쑥을 뜯어야
하루 지나면 하루 묵은 쑥이 되고
3년 지나면 3년 묵은 쑥이 되는 것입니다.
올해로 우리는 광복 70주년을 맞았습니다.
국권을 침탈당했던 과거의 뼈아픈 기억으로부터 벗어나
우리는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일궈냈습니다.
이제 통일을 바라보는 새로운 70년을 기약하는 지금,
뼈를 깎는 각오와 새로운 혁신으로 거듭나야 할 것입니다.
우리구도 민선 6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새해를 맞으며
3년 묵은 쑥을 모으는 마음으로,
농사꾼이 88번 벼에 정성을 다하는 마음으로
강동의 미래를 준비하고자 합니다.
근본을 바로하고 근원을 맑게 하는 마음으로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자 합니다.
존경하는 강동구민 여러분,
구정은 농사입니다. 씨 뿌리고 가꾸고,
거두어 먹이며, 자원으로 순환하는 지속가능한 농사입니다.
환경, 경제, 사회 등 모든 면에서
지속가능한 농사를 짓겠습니다.
우리구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하는
공공기관 청렴도 평가에서
전국 지방자치단체 1위를 차지했습니다.
또한 서울시 인센티브 사업 15개 중 11개 부문에서
최우수 실적을 거두며 25개구 중 1위를 했습니다.
다산 정약용 선생은 목민심서 ‘율기’ 편에서
청렴은 모든 선의 원천이요, 모든 덕의 근본이라 했습니다.
우리구는 올해도 정본청원의 자세로 참여와 소통,
혁신과 협치로 주민이 행복한 농사를 짓겠습니다.
먼저, 기후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에너지 자립 농사를 실천해 나가겠습니다
천호동 ‘십자성마을’은 서울시를 대표하는
에너지 자립마을로 자리잡았습니다.
월남 참전용사 46가구 중에서 35가구가
옥상 태양광을 달았습니다.
단열과 창호 개선사업에도 참여한
이 마을의 에너지 자립도는 약 38%로
서울 평균 4.2%와 비교도 안 될 만큼 높은 수준입니다.
우리구민의 에코 마일리지 가입률은 54%에 달해,
지난해 11만 톤의 온실가스를 줄였습니다.
‘고덕차량기지 연료전지발전소’와
‘암사아리수정수센터 햇빛발전소’는
강동의 자랑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노력으로,
강동구는 서울시 원전하나 줄이기 평가에서
3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에너지를 사용하면서도 생산에 참여하는
에너지 프로슈밍은 구민들의 가정에도 퍼져나가
‘절전이 발전’이라는 개념으로 1가구 1발전 시대를 향해
나아가고 있습니다.
주민들이 직접 짓는 친환경 도시농업은
‘강산강소’라는 로컬푸드 시스템의 정착과 학교텃밭,
도시양봉, 낙엽퇴비, 토종종자 보전, 도시농업 공원 관리로
뻗어나가고 있습니다.
강동아름숲은 나무가 한그루 한그루 늘어날 때마다
미래를 위한 희망도 푸르고 울창하게 커 나갈 것입니다.
다음은 ‘풍요로운 경제 농사’입니다.
구민 여러분!
강동구는 ‘최첨단 산업도시’로의 도약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첨단업무단지에는 30여 개 기업이 입주했습니다.
200여 중소기업들이 들어설 ‘엔지니어링복합단지’는
올 상반기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하고
하반기부터 조성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습니다.
‘고덕상업업무 복합단지’는 글로벌 기업 이케아와
상반기 중에 상생협약을 체결하고,
지난해 발족한 ‘주민참여 기업 유치단’과 함께
우리구가 생긴 이래 최대 규모의 개발 사업을
현실화할 것입니다.
재정비 촉진 사업에 속도를 더하고
정비구역에서 해제된 곳은
도시 재생 사업을 펼쳐 나가겠습니다.
암사동 지역에는 앞으로 4년간 100억 원을 투자해,
선사주거지와 연계된 역사적 정체성을 살리고
공동체 문화를 잘 보존하여
도시재생 사업의 훌륭한 모델을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16개 단지 2만여 세대의 재건축 단지는
우리구가 전국에서 최초로 도입한
‘저에너지 친환경 공동주택 가이드라인’에 맞춰
더 살기 좋은 아파트로 새롭게 태어날 것입니다.
사회적경제 영역 또한 활성화하겠습니다.
소유가 아닌 공유, 경쟁이 아닌 협력을 바탕으로
사회적기업과 마을기업, 협동조합과 마을공동체가
힘을 얻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전통시장은 서울형 신시장,
문화관광형 시장 육성 및 신형 어닝 설치, 매대 개선,
IT 적용 등을 통해 변화하는 시대 흐름을 따라잡기 위해
혁신을 거듭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우선하는 가치는 ‘사람’입니다.
소통을 통한 ‘사람 농사’로 행복한 강동을 가꾸겠습니다
아름다운 강동구민 여러분!
한 시인의 말을 빌려 묻겠습니다.
우리 몸의 중심은 어디일까요?
잠시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머리일까요? 심장일까요? (...)
정답은 ‘그 사람이 아픈 곳’입니다.
그렇습니다. 별기능이 없는 맹장이든
가장 말초인 발가락이든,
가장 아픈 곳이 몸의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거기서부터 치유와 발전을 이야기해야 합니다.
어려운 이웃을 살피는 ‘사람 농사’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얼마 전 천호3동에서는 어려운 형편의 ‘이씨 모녀’를
극적으로 발견했습니다.
어머니는 갑상선암 수술을 받았고,
30대 딸은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갑자기 해고됐습니다.
모아둔 돈은 모두 병원비로 쓰고,
추운 겨울에 전기장판도 제대로 켜지 못한 채
한기가 가득한 방에서 생활하고 있었습니다.
가스비는 3개월치가 밀렸고,
월세도 석달 넘게 내지 못한 상태였습니다.
강동구가 가스검침업체와 협약을 맺어,
가스비가 밀린 가정의 정보를 받음으로써 발굴해낸,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가정이었습니다.
‘송파 세모녀 사건’과 같은 비극을 막아낸
대표적인 동 복지네트워크의 성공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안전도시를 만드는 데에도 총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올해를 ‘안전도시 강동’의 원년으로 삼아
모든 분야를 총망라한 안전보고서를 만들고
2020년까지 1세대 당 1명 이상의 안전리더를 육성해
모든 세대에 안전체험 교육을 실시하겠습니다.
우리 구는 ‘CCTV 통합관제센터’를 중심으로
경찰서, 소방서 등 유관기관과의 효율적 협업을 통해
철저한 안전대책을 시행하고,
안심귀가 스카우트, 안심귀가 마을버스를 운영하고
2,400여 명의 어린이 안전지킴이단과 함께
보다 안전한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교육은 ‘사람 농사’의 기본입니다.
서울시 최초로 시작한 ‘친환경 무상급식’과 함께
‘좋은 중학교 만들기’와 ‘명문고 육성 사업’을 중심으로
강화된 인성교육과 수업개혁은
학교폭력 감소와 학력 신장으로 이어졌습니다.
‘드림스타트’와 ‘학교밖 청소년 지원’도 강화해
교육 불평등을 해소하고
지난해 새롭게 문을 연 ‘강동청소년누리터’는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고 있습니다.
평생학습도 강화하겠습니다.
베이비붐 세대를 위한 ‘U3A 과정’과
‘학습콜링제’, ‘누구나 학교’를 확대해 세대를 아우르는
배움과 행복의 요람을 만들겠습니다.
2010년 19개소에 불과했던 국․공립어린이집이
30개까지 늘었습니다. 올해 40개소로 늘어납니다.
민간 어린이집 지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건강100세 상담센터’는
세계보건기구 메인 홈페이지에 다룰 만큼,
그 성과를 인정받고 있습니다.
2년 연속 ‘WHO 건강도시상’을 수상하기도 했습니다.
올해부터 강동구는
‘대한민국건강도시협의회 의장도시’로 활동하며
각 도시의 건강 정책 발전에 기여할 것입니다.
이밖에 생활임금 조례를 제정하고,
자살예방 안전망을 더욱 튼실히 구축하겠습니다.
독거어르신을 일대일로 보살피는
‘어르신 살피미’ 사업도 더욱 체계화하겠습니다.
사람이 살기 좋은 도시는 동물의 생명 또한 존중합니다.
전국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길고양이 급식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동물복지위원회를 기반으로 동물학교 운영과
동물생명존중헌장 제정도 추진하겠습니다.
세계인의 신석기 유산으로서 손색없는 서울암사동유적,
강동구는 2020년까지 이를 세계유산에 등재한다는 목표로
차근차근 준비해 가고 있습니다.
암사동이 교과서 안에 박제된 텍스트에서 살아나와
세계적 문화유산으로서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구민 여러분이 힘을 모아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존경하는 강동구민 여러분!
강동의 쾌적한 주거 여건을 지키고
지속가능한 환경을 만들어가는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입니다.
강동이 더 살기 좋고 풍요로워지는 데
역할을 해주실 분들 역시, 50만 강동구민입니다.
한 분의 구민도 소외되지 않는 곳,
모든 구민이 풍요를 누리는 곳,
구민 모두가 시민으로서 주체가 되는
강동을 만들고자 합니다.
여기 계신 한분 한분이, 그리고 50만 강동구민이
강동의 밝은 미래를 열어가는 ‘농사꾼’이 되어 주십시오.
환경을 지키는 에너지 농사를 짓고
풍요로운 경제 농사를 짓고,
이웃이 행복한 사람 농사를 지어 주십시오.
사람이 먼저, 구민 여러분이 중심입니다.
양의 해를 맞이하며, 수많은 양이 모인 양떼에서
중심은 어디일까 생각해 봅니다.
바로 아픈 양이 있는 그 곳에서부터 출발하겠습니다.
아픔을 치유하고 더 나은 미래를 향해 가기 위해,
2015년 새해에도 강동은 ‘사람이 아름다운 강동’,
‘지속가능한 행복도시 강동’으로
구민 여러분과 함께 힘차게 나아갈 것입니다.
항상 변함없는 신뢰와 성원으로
구정발전을 위한 가장 크고 든든한 힘이
되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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