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소현 기자 = 일과 가정의 양립을 지원하고 여성의 경력단절을 방지하기 위한 최선의 답으로 직장어린이집을 꼽을 수 있다.
직장어린이집을 적극적으로 설치하고 운영하는 곳은 금융업계가 대표적이다. 보육문제를 해결해 저출산 문제와 업무 효율 향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다는 취지다. 서비스산업인 금융권의 특성상 직원의 행복이 고객의 행복으로 이어진다는 판단에서다. 또 일반 제조업과 달리 금융권 여직원의 비율이 50% 이상 달하는 데 기인한다.
IBK 기업은행은 서울, 경기, 부산 지역에서 총 10개 직장어린이집을 설립했다. 국내 단일기관 최다 직장어린이집을 운영 중이다. 현재 450명의 아동이 143명 교직원의 지도아래 다니고 있다.
정원은 80명이며 현재 0~7세 사이 73명 아동이 다니고 있다. 비교적 많은 아동들이 등원 중이며 국내 10대 그룹과 비교했을 때도 월등하다. LG그룹 5개 계열사 73명, 한화그룹 4개 계열사 60~70명, SK그룹 7개 계열사 49명, GS그룹 2개 계열사 55명 규모에 그친다.
정원이 많은 만큼 보육 공간도 넓다. 실내 면적 671㎡(203평), 실외 면적 207㎡(63평)으로 정부가 정한 보육 시설 면적 기준인 1인당 4.29㎡(1.1평)와 비교하면 2.5배 이상 여유로운 공간에서 보육 중이다.
IBK 기업은행 직장어린이집의 경우 양과 질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는 평가다. IBK 기업은행 관계자는 “법적 기준대비 1.5배 수준의 교사를 채용하고 연장 근무를 최소화 하고 있다”며 “선생님이 행복해야 아이도 행복하다는 판단아래 보육교사 처우개선으로 보육환경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했다”고 강조했다. 한 반을 책임지고 있는 교사의 수가 최대 4명까지 달하기도 한다.
보육비는 국공립 어린이집 수준이다. 정부와 IBK 기업은행에서 지원하고 있는 덕분에 학부모가 부담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덜하다. IBK 기업은행 관계자는 “직장어린이집의 경우 이익 창출 목적이 없는 것이 가장 큰 강점”이라며 “기본 보육에 충실하면 혜택이 고스란히 아동들에게 전달된다”고 했다.
하나금융그룹의 경우 직원이 행복해야 고객의 행복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직원들의 자녀 보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는 데 힘쓰고 있다. 2003년부터 서초, 분당 등지에 8개의 직장 어린이집을 개설했다. 향후 7개의 어린이집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으로 총 15개소의 직장 어린이집을 보유해 최다 직장 어린이집 운영기관이 된다.
단일 기관에서 직장어린이집 설립이 부담되는 경우 ‘공동 직장어린이집’이 대안으로 꼽힌다. 2013년 3월 26일에 개원한 ‘공항 꿈나무 어린이집’이 대표적이다. 인천공항공사와 공항협력사 등 총 42개사가 함께 운영에 참여했다. 직장어린이집으로서는 국내 최대 규모인 300명 정원으로 생후 6개월~만 5세 사이의 공항공사 직원 800여명과 협력사 직원 6000~7000여명의 자녀를 대상으로 한다. 야근이 잦은 공항근무의 특성상 어린이집 운영시간은 오전 7시30분부터 오후 11시까지다.
북유럽의 경우 ‘워킹맘의 천국’이라고 불릴 정도로 사회복지 정책이 보편화 됐다. 북유럽 국가 대부분 아이를 지방자치단체에 운영하는 공립 탁아소에 보내야 한다. 정원이 초과되면 사립 탁아소에 보내는데 사회보장법에 ‘탁아소 비용이 가정 월수입의 2%를 초과해서는 안 된다’고 명시돼 있어 부담이 덜하다. 워킹맘을 위한 출산 휴가도 후하다. 스웨덴 18개월, 최대 1년까지 유급 출산휴가를 쓸 수 있다. 덴마크 기본 8개월, 노르웨이 12개월이다.
물론 북유럽 국가들과 같이 광범위한 보육 체계 등 정책을 집행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더불어 단순히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은 여성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인식, 아이 문제는 곧 아빠와 엄마, 가족의 문제이고 결국 사회 전체로 바라 볼 필요성이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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