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안선영 기자 = '막장의 대모' 임성한 작가가 요즘 드라마의 자극적 소재를 디스했다.
6일 방송된 MBC 일일드라마 '압구정 백야'(극본 임성한·연출 배한천 최준배)에서 조지아(황정서)가 출연 중인 막장 드라마의 내용을 엄마 서은하(이보희)에게 말하며 타 드라마를 디스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조지아는 "드라마 내용이 세다. 난 얄미운 역"이라며 "요즘 우리나라 드라마는 폭행, 납치, 감금 그런 거 없이 못 만드나"라고 비꼬았다. 서은하는 "시청률 때문이라잖아"라고 말했고, 조지아는 "난 지루해서 안 봐져. 그러다 비밀장부에 비자금 밝혀지는 거 나온다"고 드라마 속 소재에 대해 비난했다.
하지만 딸을 다그치던 모습과 달리 서은하는 양아들 조나단(김민수)와 결혼하려는 백야(박하나)를 납치하는 상상을 했다. 서은하는 "마음 같아서는…. 네가 매를 부른다"고 말하며 협박이라도 해서 둘의 사이를 갈라놓고 싶어 했다.
이런 대사는 임성한 작가의 드라마 성향을 아는 시청자에게 마냥 고개를 끄덕일 수 없게 했다. 그동안 폭행, 감금, 납치는 없더라도 출생의 비밀, 불륜, 샤머니즘, 시월드 등 다양한 막장 요소를 드라마에 넣어왔기 때문이다. 전작 '인어아가씨' '하늘이시여' '오로라 공주'뿐 아니라 '압구정 백야'도 크게 다르지 않은 설정으로 여러 차례 '막장 논란'에 휩싸여 왔다.
이보희의 대사처럼 막장이 가미된 '압구정 백야'는 시청률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날 방송분은 14.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1일 기록한 자체최고시청률 13.2%보다 1.2%포인트 상승, 경신한 기록이다.
임성한 작가가 '단지' 시청률 때문에 막장 요소를 넣는 것일까. 그렇다면 그의 계획은 성공한 것이지만, 드라마를 보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씁쓸한 웃음이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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