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선미 기자 = 국제 유가가 급락하고 그리스가 유로존을 탈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국내 금융시장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엔화가 강세를 보이고 원화는 엔화와의 동조해 움직이는 모양새다.
다만 한국시간으로 8일 오전 4시에 공개될 예정인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대한 기대감으로 일부 조정국면에 들어갔지만 유가 급락과 주요국 증시 약세로 안전자산 선호 심리는 여전하다는 분석이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1.1원 상승한 달러당 1099.9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일대비 0.3원 내린 1098.5원에 개장해 오전 9시 30분 1094.3원까지 밀렸다.
두바이유 가격이 배럴당 48.08달러를 기록해 50달러선이 붕괴된 영향이 컸다. 지난 2009년 4월28일 배럴당 48.02달러 이후 최저가다. 서부텍사 스산 원유도 배럴당 47달러 선에서 거래되며 50달러 밑으로 내려왔고, 브렌트유도 2009년 이후 처음으로 50달러선이 무너졌다. 올들어 국제유가 하락이 가속화되고 있는 것은 당분간 공급과잉의 원유시장의 수급 불균형이 해소될 기미가 없기 때문이다. 이같은 국제유가의 급락 움직임은 안전자산 선호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
여기에 그리스의 유로존 탈퇴(그렉시트) 우려도 불확실성을 키웠다. 이같은 그리스의 정치적 불안정이 이달 말까지는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연초 시장은 그리스 정치적 불안에 초점을 맞추며 전반적인 안전자산 선호, 유로화 약세, 채권 강세 흐름을 연출하고 있다"면서 "이런 불안은 원화와 신흥아시아국 통화에도 약세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안전자산인 엔화는 이날도 장 초반 상대적인 강세를 보였고 엔·달러 환율은 한때 달러당 118엔선까지 떨어졌다. 여기에 수출업체 네고 물량 역시 원·달러 환율 하락세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달러가 아시아 주요 통화에 강세를 보이기 시작하면서 엔·달러 환율도 119엔선으로 오르고 결국 원·달러 환율도 동반 상승했다.
전승지 연구원은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감과 더불어 엔·달러 환율이 낙폭을 줄여 원ㆍ달러 환율도 상승반전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조만간 공개될 예정인 FOMC의사록과 고용지표 발표에 대한 기대감도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통화정책회의에서 FOMC는 금리인상의 선제적 지침인 포워드 가이던스의 실질적 내용을 ‘상당 기간 초저금리 유지’에서 ‘통화정책 정상화(금리인상)에 인내심을 갖는다’로 변경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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