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단협 합의안 부결… 벼랑끝 몰린 현대중공업 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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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07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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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양성모 기자 = 현대중공업 노사가 중대 고비를 맞게됐다. 임·단협 합의안이 노조원들이 반대로 부결되면서 노조와 사측 모두 벼랑 끝에 몰린 형국이다. 이번 협상안을 계기로 노노(勞勞) 갈등이 심화되고 있고, 회사측 역시 추가 임금인상안 제시는 없다며 못을 박아놓은 상황인 만큼 이번 결과는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7일 현대중공업과 현대중공업 노조에 따르면 이날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열린 임·단협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 전체조합원 1만6762명 중 93.26%인 1만5632명이 투표에 참가한 가운데 66.47%인 1만390명이 반대표를 던져 부결됐다.

현대중공업 노조와 사측은 장장 70여차례에 걸친 교섭 끝에 지난 12월 31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2001년 이후 처음으로 강성노조 집행부를 선택한 조합원의 반응은 싸늘했다. 노사가 잠정 합의한 임금인상폭이 기대보다 크게 낮은데다 회사측의 연봉제 도입이 오히려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현대중공업 노사는 △기본급 3만7000원(2.0% 인상) △격려금 150%(주식 지급)+200만원 △직무환경수당 1만원 인상 △상품권(20만원) 지급 △상여금 700% 통상임금에 포함 △특별 휴무 실시(2월 23일) 등이 담긴 합의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기본급 13만2000원 인상을 제시했던 기존 노조측 입장에 크게 못미친 것으로 조합원들은 임금인상폭이 터무니없이 낮다며 강하게 반발해온 바 있다. 거기에 회사측이 연봉제 도입을 강행하면서 노조원들의 불만은 더욱 확대됐다.

조합원으로 추정되는 한 네티즌은 노조 게시판에 ‘연봉제는 진짜 없어져야 한다. 제조업에서 개인 능력 차이가 나면 얼마나 나겠는가?. 동료간의 불신, 경쟁, 눈치를 봐야하는 환경이 만들어진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처럼 반대의사가 확실히 드러내면서 임·단협은 원점에서의 재협상이 불가피하게 됐다. 하지만 재협상과 타결까지 난적한 산재들이 많아 오랜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우선 노조측은 노조에 대한 조합원들의 불신을 어떻게 불식시키느냐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상황이다. 거기에 최근 노조 내부에서 균열이 일어나는 등 노노갈등으로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고, 대의원 선거를 앞두고 있는 만큼 재협상까지 상당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또 지난해 9월 4년 만에 친정인 현대중공업으로 복귀한 권오갑 사장의 입지도 약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회사의 임금·직급체제를 연공서열이 아닌 실적 위주로 업무를 평가하는 ‘성과제’ 도입 등 경영 쇄신 작업을 추진했으나 노조측의 집단 반발이 예상되고 있는 만큼 개혁 속도가 더뎌질 공산이 크다.

한편 현대중공업측은 임단협 부결과 관련해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했다. 조합원들이 회사의 어려운 상황을 이해해주지 않은 것에 대해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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