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국제유가 급락으로 국내외 금융사들이 물가 전망치를 하향조정하고 있다.
이승훈 삼성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발표한 경제전망 수정보고서에서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0.9%로 낮췄다. 최근 유가 급락에 따라 수정한 유가 전망치를 반영한 결과라는 설명이다.
앞서 글로벌 투자은행 크레디트스위스도 지난달 낸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기존 2.9%에서 0.9%로 대폭 낮췄다.
금융기관들이 최근 수정 발표한 물가 전망치도 이와 비슷하다. 글로벌 주요 투자은행들은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1%대 중반으로 내다보고 있다.
BNP파리바는 상승률을 1.5%로 추정했으며 씨티는 1.6%, HSBC는 1.7%로 각각 전망했다. 모두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목표범위(2.5∼3.5%) 하단을 밑도는 수준이다.
정책당국도 이미 물가상승률 하향 조정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유가 하락세를 언급하며 "물가 전망치 하향 조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국경제가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 국면에 접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러나 정책당국은 유가 하락의 긍정적인 효과를 강조하며 디플레이션 우려를 일축하고 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7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디플레이션은 주로 수요 부족으로 발생하는데 이번 국제유가 하락은 공급 요인에 의한 것"이라며 "수요 측면에 따른 디플레이션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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