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입시업체들이 쉬운 수능에 대한 반대가 많다는 설문 결과를 잇따라 내놓고 있는 데 대해 정책당국인 교육부는 사교육 경감 대책에 대한 반발로 이해하고 있다.
8일 교육부 관계자는 최근 입시업체들이 쉬운 수능에 대한 반대 설문 결과를 내놓고 있는 데 대해 “지금까지 수능 점수를 잘 맞기 위해 과도한 학습부담을 줬던 것을 개선하려고 하는 것인데 이같은 정책을 막기 위해 그와 같은 설문 결과를 내놓는 것은 맞지 않다”며 “입시업체 입장에서는 수능이 어려워야 수익에 도움이 될 거라는 생각이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설문조사가 공신력 있는 기관에서 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다르게 조사하면 정반대의 결과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입시업체 진학사는 쉬운 수능 기조에 대해 응답자의 73%가 반대한다는 설문 조사 결과를 내놨다.
EBS 교재 수능 연계에 대해서는 현재의 70% 연계율을 35%는 폐지, 33%는 현재보다 줄여야 한다고 응답했다.
앞서 유웨이중앙교육 설문에서도 ‘올해 난이도와 같이 쉬운 수능,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응답자의 83.6%가 반대한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같은 설문은 수능개선위원회의 3월 개선 방안 발표를 앞두고 정책 결정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입시업체에서는 올해 수능의 변별력이 떨어진 데 대한 반발로 이같은 설문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입시업체 관계자는 “2015학년도 수능이 변별력을 상실했다는 얘기가 많이 나와 쉬운 수능에 대한 반대 설문 결과가 나온 것으로 보인다”며 “너무 쉬우면 동점자가 많아져 적당한 변별력으로 자기 위치를 찾고 싶고 변별력 없는 시험은 싫다는 의사표시라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같이 입장이 맞서는 것은 수능 출제에 있어서 목적 그대로 창의인재 선발을 위한 평가의 측면과 사교육 경감이라는 가치가 충돌하는 데서 기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사교육 경감 차원에서 쉬운 수능 기조가 발표되고 있지만 시험의 신뢰도를 유지하고 평가를 위한 일정 수준의 변별력은 유지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2015학년도 상위권 수학의 변별력이 떨어졌다고 지적하는데 대학이 수학 점수만 가지고 뽑는 것이 아니라 다른 과목과 면접 등 전형을 활용해 선발한다”며 “그동안의 난이도를 높이기 위한 함정 문제나 비비 꼬아놓은 문제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고등학교를 정상적으로 다니면 시험을 잘 볼 수 있게 하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고교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한 학생이 점수를 잘 받을 수 있도록 수능이 이전보다는 쉬워지지만 변별력은 유지될 것”이라며 “영어 절대평가도 변별력이나 난이도와는 별개로 무조건 쉬워지는 것은 아니고 교육과정을 충실히 이수해야 풀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금의 변별력 요구가 과도한 수준으로 완화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구 연구원은 “입시 업체들이 예측가능성과 변별력을 강조하고 있지만 현재 대학서열화 구조에서 변별력에 대한 요구가 과도화된 상황”이라며 “오히려 변별력이 더 떨어지고 대학보다는 특기 적성에 맞는 소신 지원이 늘면서 대학 서열화가 줄어드는 분위기로 가는 것이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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