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녕 김승규에게 대표팀 No.1 골키퍼는 허락되지 않는가

[울산 현대 제공]

아주경제 김주은 기자 = 또 다시 No.2다. 이제 좀 No.1 골키퍼로 올라서나 했지만 김진현이라는 다크호스가 결국 자신의 위치까지 넘어서며 대표팀 주전 골키퍼를 낙점한 모양새다. 김승규 본인에게는 아쉬움만 남을 수밖에 없다.

10일 열린 2015 AFC 호주 아시안컵 A조 경기에서 한국은 오만에 1-0 신승을 거두며 대회 첫 경기에서 승점 3을 따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큰 주목을 끈 포지션은 골키퍼였다. 세 명의 골키퍼 모두 비슷한 실력을 가진 것으로 판단됐기에 실제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필드 플레이어들에게는 하루 전 선발인지 후보인지를 알려줬지만 골키퍼만큼은 경기 당일 선발 유무를 알려줬다고 한다. 그만큼 주전 수문장 자리는 대접전이었다.

결국 최종 낙점을 받은 것은 김진현이었다. 골키퍼 중 유일한 해외파(일본)인 김진현은 슈틸리케 감독의 믿음에 부합하는 모습을 오만전에 선보였다. 특히 후반 종료 직전 상대 코너킥에 이은 헤딩슈팅을 선방한 장면은 하마터면 승점 3이 1로 바뀔뻔한 중요한 순간이기도 했다.

이렇게 김진현이 사실상 No.1 골키퍼 자리를 꿰차면서 자연스레 시선은 김승규에게 갈 수밖에 없다. 김승규는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 정성룡이 두 경기 동안 부진한 경기력을 보이자 그 대안으로 벨기에전에 나서 비록 골을 허용하긴 했지만 좋은 모습을 선보였다. 월드컵에서의 활약과 K리그에서 활약 덕분에 K리그 올스타전 팬투표 1위를 차지하는 등 큰 지지를 받았고 이 기세는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이어져 금메달을 따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그럼에도 김승규는 끝내 아시안컵에서 주전 수문장 자리를 따내는데 실패한 것으로 보이며 정성룡을 젖히고 드디어 No.1이 되나했던 그의 야망은 한발 물러서게 됐다.

김승규는 기다렸고 결국 월드컵과 아시안게임을 통해 대표팀 수문장 자리를 확정짓는 줄 알았다. 하지만 김진현이라는 깜짝 다크호스가 나오며 또 다시 벤치에서 대표팀 경기를 지켜볼 날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그의 괴물 같은 PK 방어능력은 8강부터 시작되는 넉아웃스테이지에서 대표팀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이날을 위해 아직 김승규는 포기하기에 이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