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회장의 이번 일본 방문은 장남인 신동주 일본 롯데그룹 전 부회장이 해임, 후계구도가 요동치는 시점에 이뤄진 것이라 재계는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12일 재계에 따르면 신 회장은 지난 10일 오전 일본으로 입국한 뒤 도쿄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거처는 확인되지 않았다.
신 회장은 오는 13일 도쿄 신주쿠 롯데본사에 있는 집무실로 나가 신동주 전 부회장 해임 이후의 그룹 경영 방안에 대한 구상을 가다듬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롯데그룹 측은 "신 회장의 이번 방문은 구단주를 맡는 프로야구 롯데마린즈를 격려하기 위한 것일 뿐 후계구도 문제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며 "일본 체류 중에 현지 관계자들로부터 보고받을 일도 없다"고 일축했다.
특히 재계는 신동주 전 부회장이 9일 조모의 제사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다음날 신 회장이 출국함에 따라 10일 이뤄진 가족모임에 불참한 상황 등에 주목하고 있다. 후계구도가 급변하는 상황에서 두 형제의 만남이 미묘하게 엇갈렸기 때문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황상 신 회장이 한·일 롯데를 총괄 경영할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며 "이번 일본 방문도 그런 흐름의 일환이 아니겠느냐"고 내다봤다.
이어 "일단 일본 롯데가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롯데홀딩스 사장 중심의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될 것으로 보이나 지속적인 경영 형태는 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신 전 부회장이 한국에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신 회장의 일본 내 행보는 한층 자유로울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 롯데의 경영 상황을 점검하고 향후 경영 구상을 가다듬을 수 있는 자리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 측은 "해임 건과 일본 방문은 전혀 무관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일본 사항은 일본에서 정리하고 한국 사항은 한국에서 정리한다는 기조는 아직까지 변함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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