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무인비행기 ‘드론’ 산업이 활기를 띠기 시작하면서 선두주자인 미국의 뒤를 이어 유럽, 중국, 일본이 가세해 드론 비즈니스 패권 경쟁이 시작됐다.
미국의 무인기 산업은 군사 분야에서 축적해 온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드론은 상업이용 진전 등으로 경제 효과가 향후 10년 간 821억 달러(약 88조 9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미국 오클라호마주에 거점을 둔 드론 전문 연구개발 벤처 DII는 미국 국방부에서 드론 관련 연구 개발을 하청 받아 배터리 제어와 태양전지 기술 등을 국방과 경비 목적의 드론에 공급하고 있다.
그룸슬레이 DII 최고경영자(CEO)는 “오클라호마주에는 드론 비즈니스에 필요한 요소가 모두 갖춰져 있다”고 언급했다. DII는 미국 국립 기상국과 시속 300km로 비행하는 고속 드론의 공동 연구를 진행 중이다. 이는 이 지역에서 자주 발생하는 토네이도 연구에 사용될 예정이다.
오클라호마주에서 드론 산업이 성장한 가장 큰 이유는 군사 분야와 연계돼 있기 때문이다. 미국 중부에 위치한 오클라호마주는 외국으로부터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공군기지가 들어서면서 록히드 마틴 등 군수산업의 거점으로 이용돼 왔다. 군사용 드론이라 불리는 글로벌호크의 정비 공장도 이 곳에 있으며 항공방위관련 산업 종사자가 12만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클라호마주에는 현재 드론 개발 관련 기업이 18개 있으며 약 2000명의 기술자가 종사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020년까지 전 세계 드론 관련 시장의 70%를 미국이 차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드론 산업 진흥을 위한 각국의 움직임도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 유럽 주요국들은 상업 목적의 드론 활용에 문호를 개방했다. 미국 아마존닷컴은 물류 활용을 겨냥해 영국에 드론 개발 거점을 설치했고 독일의 국제특송 회사인 DHL는 의료품 등을 원거리 섬에 드론으로 수송하는 시험에 착수했다.
중국은 광둥(廣東)성 선전(深圳)시가 `포스트 스마트폰' 성장 분야로 지역 기업의 드론 개발을 지원하는 등 미국처럼 지역 차원의 드론 산업 진흥을 꾀하고 있다. 또 대학과 대기업의 연구기관을 유치해 스마트폰의 IT 기술과 센서 기술의 전용을 촉진시키고 있다.
유럽 에어버스의 거점인 텐진(天津)시, 항공기 산업이 발달한 구이저우(貴州)성, 쓰촨(四川)성 등도 드론에 주력, 2020년이면 중국의 드론 시장 규모가 500억 위안(약 8조7천억 원)에 달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했다.
일본에서는 신에너지산업기술종합개발기구(NEDO)가 자원에너지청의 지원을 받아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폐로에 사용할 로봇개발 지원을 위해 드론 개발에 나선다. 일본 정부는 특히 성장전략의 하나인 로봇 개발과 활용을 촉진시키기 위한 규제완화 등에 착수, 드론 사용을 허용하는 고도(高度)와 안전관리를 법률로 정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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