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메모 속 내용은 청와대 모 행정관이 사석에서 언급한 것을 새누리당 관계자가 김 대표에 전달한 것으로, K는 김무성 대표, Y는 유승민 의원을 의미하는 것으로 13일 알려졌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 1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자신의 수첩을 펼쳐 들여다보다 한 인터넷매체 카메라에 포착됐다. ‘1월5일’이라고 적힌 메모 맨 아랫줄에는 김 대표 친필로 ‘문건 파동 배후는 K, Y. 내가 꼭 밝힌다. 두고 봐라. 곧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돼 있다. 그 위에는 이준석 새누리당 전 비대위원, 손수조 부산 사상 당협위원장, 음종환·이동빈 청와대 행정관 등도 적혀 있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김무성 수첩 속 ‘K, Y’가 누구를 가리키느냐를 두고 온갖 루머가 나왔지만, 정작 ‘K’는 김 대표 자신이고 ‘Y’는 차기 원내대표 후보인 유승민 의원인 것으로 밝혀졌다.
당초 김 대표는 이날 낮에만 해도 자신의 수첩 내용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없다며 함구했으나, 계속 논란이 일자 이날 저녁 따로 기자들에게 입장 자료를 배포했다.
김 대표는 입장 자료를 통해 “수첩 내용은 얼마 전 모 인사로부터 얘기 들었던 것을 메모해 놓았던 것”이라며 “그러나 내용이 황당하다고 생각해 적어 놓기만 하고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으며, 본회의장에서 수첩을 우연히 넘기다가 찍힌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에선 이번 김무성 수첩 문제로 다시 당·청 관계가 얼어붙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대표와 여권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결국 청와대 인사가 김 대표와 유 의원을 문건 유출 배후로 지목했다는 것이고 이를 김 대표가 메모까지 해뒀다는 점에서 당청 갈등이 의도치 않게 드러나 된 셈이기 때문이다.
김무성 대표는 14일 오전 신년기자회견을 통해 올해 정국 구상을 밝힌 예정인 가운데, 기자회견문 낭독 이후 별도로 이번 수첩 메모 논란에 대해 어떤 식으로는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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