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스, '먹튀 외투자본'으로 유망 LCD 제조업체서 부실기업 전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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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4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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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순옥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가운데)과 하이디스테크놀로지 노조 관계자들이 14일 국회 정론관에서 공장폐쇄와 정리해고의 백지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박현준 기자]



아주경제 박현준 기자 =지난 7일 사측으로부터 공장폐쇄·정리해고 통보를 받은 하이디스테크놀로지는 1989년 현대전자 LCD사업부로 시작해 2001년 현대전자로부터 분사했다.

당시 하이디스는 광시야각기술(FFS)을 보유한 촉망받는 LCD 제조업체로 꼽혔다.

하지만 2002년 부도난 현대전자를 분리 매각하는 과정에서 LCD사업부가 중국 ‘비오이’에 매각됐다.

이후 비오이는 기술을 공유한다는 목적으로 양사의 전산망을 통합하며 라이센스 외에 4331건의 기술 자료를 유출한 것으로 검찰 수사 결과 드러났고 이 과정에서 하이디스는 수천억 원의 적자를 낸 부실기업으로 전락했다.

결국 회사는 2006년 부도 처리됐고 비오이가 남긴 채무 4000억 원 중 지분 40%를 소유하고 있던 산업은행은 2007년 11월 대만 프라임뷰 컨소시엄(‘이잉크’로 개명)에 하이디스를 2600억 원에 매각했다.

2년간의 법정관리 기간을 거쳐 새 주인을 찾았지만 이잉크는 비오이와 다른 방식으로 기술 유출 행보를 보였다.

기술개발이나 설비에 대한 투자는 거의 하지 않은 채 특허권을 대만 업체들과 공유하며 외부 OEM(주문자 생산 방식)으로 생산을 진행했다.

이에 하이디스의 생산시설은 노후화됐고 매출도 줄었다.

가격 경쟁력을 갖춘 대만 업체들이 특허권을 사용해 생산을 하다 보니 자연히 하이디스의 일감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결국 하이디스의 기술을 빼내 매출을 올리고 회사에 대한 투자는 거의 하지 않는 먹튀 해외 자본이라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된 셈이다.

이 같은 두 번의 매각 과정과 법정관리 등을 거치며 2000명에 달하던 하이디스의 직원은 현재 377명으로 줄어든 상태다.

노조는 지난해 특허권 사용료 등으로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800억 원 이상으로 추정되는데 이중 20%만이라도 신기술 개발과 생산라인에 투자하면 원천기술로 광시야각기술(FFS)을 보유한 하이디스가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노조는 회사 측에 지난해 경영실적 자료를 요구했지만 사측은 이를 거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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