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삼관’은 세계적인 작가인 중국의 위화의 소설 ‘허삼관 매혈기’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이다. 위화는 중국 작가 최초로 제임스 조이스 기금을 받았으며 이탈리아의 그린차네 카보우르 문학상, 미국 반스 앤 노블 신인작가상, 프랑스 문학예술 훈장을 수상한 바 있다. 제작사 두타연에서 판권을 사들인 지 16년 만에 처음으로 영화화됐다.
가진 것이라곤 아무 것도 없지만 언제나 자신감과 ‘뒤끝’은 넘치는 남자 허삼관(하정우)은 마을에서 강냉이를 팔던 절세미녀 허옥란(하지원)에게 첫 눈에 반하고 만다. “만두 드실래요?”라면서 옥란에게 접근한 삼관은 그녀에게 선물과 함께 “그나저나 저한테 언제 시집 오실 생각이세요?”라고 물었다.
그러나 이미 마을의 부자 하소용(민무제)과 결혼을 약속한 허옥란은 결혼할 수 없다고 말하지만 삼관은 듣지를 않는다. 그 길로 옥란의 집으로 찾아가 옥란의 아버지(이경영)에게 뭉칫돈과 선물로 회유, 하소용과의 약혼을 파하게 만든다.
그러던 어느 날 동네에서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일락이의 얼굴이 가면 갈수록 하소용과 똑같아 진다는 것. “무슨 헛소리냐”면서 친자 확인을 요청한다. 결과는 일락과 삼관이 친자관계가 아니었다.
“내가 무슨 종달새의 왕이냐”면서 울화통을 참지 못하던 삼관. 일락은 자신의 아버지는 삼관이라고 생각하지만 다가갈 수 없다. 그저 “네가 진짜 내 아들이었다면 너를 제일 좋아했을 것이다”라는 삼관의 말에 위안을 삼을 뿐이었다.
삼관이 “내 자식이 아니니 물어줄 수 없다”고 하자 심씨는 삼관의 집에 있는 물건들을 대신 가져간다. 삼관은 옥란에게 “하소용한테 돈을 받아야할 것”이라고 말한다. 결국 옥란은 마을 청년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 때 그 시절의 옷과 신발을 꺼내 신고 머리칼을 휘날리며 하소용의 집으로 찾아갔다. 딸만 둘인 하소용과 하소용의 아내 송씨(전혜진)에게 굴욕을 당한 옥란. 삼관은 그런 옥란 몰래 피를 팔아 물건들을 되찾아온다.
삼관과 옥란을 절대로 볼 일이 없을 거라 생각했던 하소용의 아내 송씨는 남편이 쓰러지자 그들을 찾아갔다. 하소용이 갑자기 쓰러져 무당을 찾아갔는데 아들이 기도를 해야만 나을 수 있다는 점괘가 나왔기 때문이다. “딸만 둘이다”라는 송씨의 말에 무당은 “아들이 하나 있는데 왜 속였느냐”라고 호통을 쳤고,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삼관 부부를 찾아간다.
“아이의 학업까지 책임질테니 제발 좀 도와달라”는 송씨의 호소에 삼관과 일락은 결국 일락이를 굿판에 보낸다. 삼관을 아버지라고 생각했던 일락이는 하기 싫은 기도를 억지로 하려니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아버지 가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라고 읊조리던 일락이는 창문 밖에서 이를 지켜보던 아버지 삼관의 목소리에 눈물을 흘리며 “아버지 가지 마세요. 제가 잘못했어요. 무서워요”라고 소리를 친다. 결국 삼관은 하소용의 집으로 들어가 “애가 무서워하지 않느냐”면서 집으로 데려간다.
며칠 뒤 일락이도 하소용과 비슷한 병에 걸리고, 병원에서는 뇌수막염이니 대전의 큰 병원에 가보라는 진단을 받는다. 삼관은 옥란에게 “돈을 구해갈 테니 먼저 가서 치료를 받고 있으라”고 한다. 이때부터 삼관은 피를 팔러 다니기 시작한다.
감독 하정우는 원작 ‘허삼관 매혈기’를 완벽하게 한국식으로 바꾸어 놓았다. 원작이 중국 소설인지 인지하지 못할 정도다.
어벤져스급 캐스팅은 관객들에게 큰 볼거리로 작용했다. 하정우, 하지원, 전혜진, 장광, 주진모, 성동일, 이경영, 김영애, 정만식, 조진웅, 김기천, 김성균, 황보라, 정의갑, 강신철 등에 신인 민무제, 그리고 아역 남다름, 노강민, 전현석 누구의 연기도 흠잡을 데가 없었다. 특히 윤은혜의 ‘뚱보 분장’까지 감독 하정우의 인맥을 실감케 했다. 그 중 하정우, 하지원 커플에 아역 삼형제는 진짜 가족처럼 느껴졌다.
문어체에 가까운 대사가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심심한 찌개를 계속 끓여 간을 맞추듯 시간이 지날수록 빠져들게 만들었다. 울다가 웃다가 만드는 ‘허삼관’은 12세이상부터 관람이 가능하다. 물론 부모가 동행할 경우 그 이하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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