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준호 기자 =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되고 있다. 13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서부텍사스산 원유 (WTI)가 한때 배럴당 45달러를 밑돌았다.
유럽중앙은행(ECB)의 양적완화가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반등한 뉴욕증시도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하락마감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제유가 시세가 미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따라 뉴욕증시의 방향성도 변화할 수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미국 주요기업의 2014년 4분기 실적의 본격적 발표를 앞두고 시장 관계자는 국제유가의 혜택과 타격을 저울질 하고 있다.
미국 알루미늄 제조업체 알코어가 그 대표적 사례다. 알코어는 국제유가 하락의 혜택과 타격을 동시에 받을 가능성이 있는 기업으로 지목됐기 때문으로, 2014년 4분기(10~12월)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됐다.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알루미늄 제조 비용이 절감돼 자동차 전용 제품의 매출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미국 자동차 업계는 연료규제가 강화되면서 무게가 철강의 3분의 1에 지나지 않은 알루미늄을 사용해 연비를 개선시키려 하고 있다. 포드와 GM이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알코어는 새로운 수요 창출이 실적 개선에 도움이 됐다.
그러나 국제유가 하락이 장기화될 경우 상황은 다시 변할 수 있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미국 휘발유 가격이 갤런당 2달러까지 내려간 지금,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해 연비가 개선된 자동차가 미국인에게 매력적으로 보이지 않게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될 경우 알코어의 실적은 낙관할 수 없게 된다.
S&P캐피탈 조사에 따르면 S&P 500지수 상장 기업의 2014년 4분기 결산은 9일 현재 주당 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종별로 보면 에너지 부문은 20.6% 감소, 소재부문은 4.8%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그 외 업종은 대부분은 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유가 하락은 휘발유 가격 하락 등 물가하락을 통해 개인소비 확대로 이어지면서 거시경제에는 플러스 효과가 크다. 그러나 미국 기업 전반에 걸쳐 살펴보면 에너지 관련 기업의 손해를 보완할 수 있을 정도의 이익 증가는 확보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분석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에너지 장관은 지난 13일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국제유가 하락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량을 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 “미국의 셰일오일 생간 기업이 국제유가 하락으로 손실을 보기 시작할 때가 국제유가의 바닥이 될 것”이라는 도발적인 발언이 화제가 됐다.
국제유가는 ‘OPEC vs 미국 셰일'의 인내력 싸움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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