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수록 진화하는 증시 불공정거래… "인터넷 루머 맹신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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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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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수경 기자 = 증시 불공정거래가 당국 규제로 감소세를 보이고 있으나, 수법은 갈수록 지능화하고 있다. 미리 새내기주를 사들인 세력이 상장 첫날 동시호가에 허수주문을 내 주가를 조작하는 사례까지 나타난다. 시장에 떠도는 루머에 편승하거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맹신했다가는 큰 낭패를 볼 수 있다.

◆여전히 진화하는 불공정거래

증시 불공정거래는 갈수록 진화하고 있다.

1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2014년 외국인이 코스피200 야간선물시장에서 알고리즘 매매를 이용해 시세를 조정한 사례를 처음 적발했다.

미국에 있는 알고리즘 매매업체 직원 4명은 매매성과에 따른 성과급을 극대화할 목적으로 개인투자자 중심인 코스피200 야간선물시장에 진입, 직접 개발한 알고리즘 매매 프로그램을 이용해 시세를 조종했다. 이 과정에서 부당하게 취득한 이득만 약 141억원에 달했다.

금감원은 상장 전 유상증자 때 청약으로 확보한 주식을 고가에 매도해 차익을 실현할 목적으로 신규상장일 기준가격을 인위적으로 상승시킨 사례도 적발했다. 이 역시 자본시장법 시행 후 첫 사례다.

전업투자자 A씨는 신규상장일 오전 8시부터 9시 사이 동시호가 때 공모가 대비 200%범위 안에서 기준가가 결정된다는 점을 노렸다. A씨 측은 공모가 2배에 이르는 값으로 매수주문을 낸 다음 실제 가격이 뛰자 주문을 취소하는 동시에 확보하고 있는 주식을 모두 팔았다.

금감원은 자산운용사 펀드매니저와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상장사 임직원으로부터 미공개정보를 입수해 운용자산 손실을 회피하는 사례도 적발했다.

박현철 금감원 자본시장조사1국장은 "시장에 떠도는 루머에 편승하거나 인터넷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정보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며 "실제 영업상태나 재무구조, 공시사항을 면밀히 분석하고 위험요소를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공정거래 건수는 연2년 감소

불공정거래 건수는 2014년 총 178건으로 전년 대비 4.3%(8건) 감소했다. 과거 3년 평균(226건) 대비로는 21.2%(48건) 줄어든 수준이다. 한국거래소가 감독당국에 통보한 사건은 74건, 금감원에서 자체적으로 인지한 사건은 104건이었다.

금감원은 2014년 총 195건에 이르는 불공정거래 사건을 조사했고, 이 가운데 135건을 검찰에 고발 또는 통보했다. 기소율은 약 80%에 달했다.

이 기간 검찰에 이첩된 혐의자는 총 451명으로 전년(396명)보다 13.9%(55명) 증가했다.

검찰에 이첩된 건수를 유형별로 보면 시세조종이 49건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미공개정보이용(36건), 지분보고 위반(27건), 부정거래(23건)가 뒤를 이었다.

금감원은 "불공정거래 대응을 위해 자체 조사역량을 배가할 계획"이라며 "특히 사이버 불공정거래, 알고리즘 매매, 파생상품 관련 불공정거래에 대한 대응체계를 강화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실제 금감원은 오는 7월부터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다. 미공개정보 2차 수령자도 처벌하고 시세조종 목적이 없어도 가격 형성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는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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