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한지연 기자 = 한국과 중국에서 동시에 론칭하는 토종유아복이 증가하고 있다.
저출산과 경기침체로 고전하는 국내 업계가 새로운 돌파구로 성장성 높은 13억 중국 대륙을 택한 것.
한국에 안착한 후 해외 시장에 진출하던 과거와 달리 아예 기획 단계부터 중국을 겨냥한 철저한 마케팅으로 적극적인 시장 공략에 나섰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유아용품 시장은 오는 2018년 100조원 규모로 매년 20∼25% 성장하고 있다. 중국 정부의 한자녀 정책이 완화된데다 자녀에게 아낌없이 투자하는 '소황제 시대'가 활짝 열렸기 때문이다.
최근 체결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으로 10년 안에 한국산 유아복에 붙는 관세가 철폐되면 가격경쟁력도 생긴다. 국내 업계가 중국 시장 확대에 나서면서 곳곳에서 성과를 내는 업체들도 늘고 있다.
한세실업 계열사 드림스코는 지난해 유아복 브랜드 '모이몰른'을 한국과 중국에 동시 출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깔끔한 북유럽풍 디자인과 색상이 중국 2030대 상류층 엄마들에게 입소문을 얻으면서 론칭 초반임에도 중국에서 월 평균 수천만원대 매출을 올리고 있는 것.
특히 한류 열풍과 깐깐한 한국 엄마들 사이에서도 인정 받은 브랜드라는 점이 중국 엄마들에게도 크게 어필했다는 게 업체 측 설명이다.
모이몰른은 현재 4개인 중국 매장을 연말까지 40개점으로 늘리고 올해 8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태형 한세드림 중국 법인장은 "모이몰른은 디자인·감성·품질·기능성 등 중국 유아복 브랜드에서 찾기 어려웠던 구매포인트로 중국 소비자 공략에 성공했다"며 "지난해 티몰에 입점한 것을 시작으로 올해는 웨이신(중국판 카카오톡)·웨이보(중국판 트위터) 운영, 바이두 바이럴 마케팅을 진행하며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겠다"고 말했다.
매일유업 계열사 제로투세븐은 2007년 중국에 현지 법인을 세우고 '알로앤루', '섀르반' 등의 브랜드를 중국에 선보이면서 최근 4년간 연평균 40% 이상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섀르반은 지난 2013년 국내와 중국에 동시 론칭, 중국에서 프리미엄 아동 아웃도어 브랜드로서의 인지도를 강화해나가고 있다.
론칭 첫해에는 청두·상하이·우시·베이징 등에 중국 주요 상권에 5개 매장을 확보했고, 최근 한국 방송프로그램인 '아빠 어디가'의 중국판 '파파거나(爸爸去哪儿)'가 중국에서도 인기를 얻으면서 선양·선전 등에도 성공적으로 진출했다.
심면규 섀르반 상무는 "한류와 제품 현지화, 차별화된 마케팅으로 중국 소비자들에게 프리미엄 제품이라는 이미지를 극대화한 것이 성공 요인"이라며 "연말까지 중국 주요 백화점뿐 아니라 대리상 등 다양한 유통 채널 개발을 통해 30개점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패션업체 랑시그룹에 인수된 아가방앤컴퍼니도 올해 중국 공략을 강화한다.
2013년 출법한 상해법인을 기반으로 유아복브랜드 '에뜨와'의 안착에 사활을 걸고 있다. 중국에서 10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아가방도 올해부터는 프리미엄 브랜드로 리뉴얼해 백화점과 쇼핑몰 위주로 채널을 변경한다.
아가방앤컴퍼니 관계자는 "시장이 확대되고 브랜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최근 중국 백화점 내 유아브랜드 입점 전쟁도 격화되고 있다"며 "브랜드 콘셉트와 디자인을 더욱 강화하고 의류와 모자, 신발 등 풀세트 구입을 선호하는 중국 소비자를 겨냥해 세트 상품을 강화하는 등 현지화된 마케팅으로 중국 소비자를 사로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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