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오징어 뺏긴 울릉도, 이젠 명이나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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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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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어선 오징어 싹쓸이…값싼 중국산 명이나물 쏟아져 주민 생계 ‘막막’

울릉도에서 오징어를 말리고 있는 풍경[사진=클릭아트]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울릉도 주민의 한숨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 울릉도·독도 연안의 오징어가 중국어선에 싹쓸이 당한 것도 모자라 또 다른 울릉도 효자 품목인 명이나물마저 값싼 중국산 명이나물에 자리를 내주면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

실제 울릉도의 오징어위판량은 2003년 7323t에서 2013년 1774t으로 최근 10년간 7분의1로 곤두박질쳤다. 울릉도 주민들의 오징어잡이 어선 역시 2003년 1만 1481척에서 2013년 4370척으로 급감했다.

오징어는 해류를 따라 북쪽으로 올라갔다가 남쪽으로 내려오는 회유성 어종이다. 중국어선은 오징어가 북쪽에서 울릉도 쪽으로 다 내려오기도 전 중간에서 싹쓸이해 버린다. 때문에 남쪽 수역에는 남아 있는 오징어가 적다.

오징어 싹쓸이 문제가 최근들어 더 심각해진 데는 이유가 있다.

과거 중국어선은 보통 10월 말이나 11월쯤 본국으로 돌아갔다. 그러나 요즘 중국어선은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듬해 2월까지 공해상에 남아 조업을 계속하고 있어 피해가 커지고 있다. 지역 수산업계에 따르면 북한과의 조업계약이 끝난 뒤에도 동해안 공해상에 남은 중국어선은 200척이 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뿐만 아니다. 귀한 울릉도 특산 명이나물이 무차별적으로 수입된 중국산 명이나물에 밀려 울릉도산을 찾는 이가 크게 줄어들었다.

명이나물을 반찬으로 내놓는 식당들은 품질이 뛰어나지만 가격이 비싼 울릉도산 명이나물 대신에 값싼 중국산을 찾는다. 나리분지에서 직접 잎을 따 만드는 울릉도 명이나물 절임은 1kg당 2만 4000원인 반면, 중국산 수입 명이나물은 1kg에 1만원도 채 되지 않는다.

이에 대해 경북 울릉군은 지난해 12월 5일 중국어선 동해안 조업 및 피항에 따른 울릉도 어업인 피해대책 건의 서한문을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서한문에는 북·중 어업협약체결에 따른 중국어선의 동해안 북한해역 쌍끌이 조업으로 지역 어업인들의 어획고 감소, 기상악화 등의 이유로 울릉도 연안에 피항하면서 야간에 폐어구·쓰레기 불법투기 및 빌지(폐기름) 배출 등으로 인한 해양생태계 위협, 각종 연안에 설치된 시설물의 파손 및 울릉도 연·근해 해역 불법 어로행위 등 여러 문제점들을 지적했다.

아울러 중국어선의 울릉도·독도 연근해 해역 불법조업의 강력 단속과 울릉도 연안 피항에 따른 피해에 대해서도 종합적인 대책을 촉구했다.

울릉군청의 한 관계자는 16일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대통령께 서한문도 보내고 관계부처도 방문하고 강력단속도 약속 받았지만, 일단 당장 생계에 피해를 입은 어업인들 입장에서는 정부의 재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며 “이달 말쯤 어업인들이 중앙부서에 강력하게 건의하러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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