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 오일머니 한국 주식 늘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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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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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정하 기자 = 중동  오일머니가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를 필두로 우리 증시에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유가하락은 물론 석유고갈에 대비한 자본보전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우리 주식에 대한 수요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18일 미국 국부펀드연구소(SWFI)와 우리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사우디가 사우디통화청(SAMA)을 중심으로 보유하고 있는 우리 주식은 2014년 말 현재 약 16조원에 이르고 있다.

사우디통화청이 만든 사모펀드인 'SAMA 포린 홀딩스'만 최근 10년 사이 수조원에 이르는 주식을 사들였다. 이 사모펀드 규모는 현재 약 757억 달러(한화 82조원)에 이른다. 펀드는 2005년 DGB금융지주(당시 대구은행) 143만주를 시작으로 해마다 수백억원에서 수천억원어치 주식을 매수했다.

2014년 사들인 주식은 신세계(53만6777주)와 다우기술(225만4560주)로 각각 1203억원, 349억원어치를 샀다. 국제컨설팅사인 매킨지는 이 사모펀드가 전체 자산 가운데 약 20~25%를 주식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펀드는 국내에서 10여년 전 처음 상장사 지분공시를 통해 이름을 올렸다. 2000년대 중후반 은행, 보험주를 중심으로 매수에 나섰다. DGB금융지주와 BS금융지주(당시 부산은행), 삼성화재, 신한금융투자(굿모닝신한증권), 하나금융지주, 우리은행(당시 우리금융지주), 코리안리가 여기에 속한다. 이런 금융주는 상대적으로 많은 배당을 지급해 애초 외국인 비중이 높은 편이다.

SAMA 펀드는 2014년 5월까지 DGB금융지주 최대주주이기도 했다. 이후 일부 지분을 팔아 2대주주가 됐으며, 현재 총 6.41%를 보유하고 있다.

SAMA는 경영권보다 수익률에만 관심을 보여왔다. DGB금융지주가 실시한 주주총회 참석을 비롯해 직접 경영권 행사에 나선 적이 없다.

SAMA는 걸프국제은행(GIB)를 비롯한 전문 운용사에 주식운용을 맡기고 있다. 국내에서는 모건스탠리와 도이치뱅크를 통해 주식 매수가 이뤄져왔다.

SAMA는 최근 우리 증시에서 서비스주와 유통주에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4년 매수한 신세계와 다우기술이 대표적이다. 2012년에는 제일기획(640만2050주)을 760억원에 사들였고, 현재 710만주(6.18%)를 보유하고 있다. 이마트와 빙그레도 5% 미만으로 매수했다.

SAMA 장기투자를 원칙으로 삼고 있으나, 주가 하락에는 발 빠르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2014년 3월 2차례에 걸쳐 사들인 다우기술 주가가 삼성자산운용, 트러스톤자산운용을 중심으로 한 매물출회로 하락하자 같은 해 5~9월 손절매했다.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가진 중동 국부펀드인 SAMA는 자국 산업과 연관성을 고려한 투자도 꾸준히 늘려왔다. 한국 기업이 진출해 원자력 관련 공사를 하고 있는 한국전력, 계열사 한전KPS를 사들였다. 사우디 수출기업인 기아차와 SK하이닉스도 보유하고 있다.

손성현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연구원은 "SAMA는 자본보전 성격이 강해 공격적인 투자보다는 안전자산을 선호한다"며 "미국 국채에만 자산 가운데 60%를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말했다.

투자수익을 추구하기보다는 자본보전 성격이 강하다는 얘기로, 우리 증시에 대한 신뢰가 그만큼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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