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누구도 다른 종교 놀릴 권리 없어”…‘나는 샤를리가 아니다’ 구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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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1-16 1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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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슬람권, 샤를리 특별호 만평에 ‘발끈’…“예언자 모독은 도발” 경고

지난 14일 발행된 샤를리 에브도의 '생존자 특별판' 만평. [사진=리베라시옹 공식 페이스북 ]

아주경제 한아람 기자= 프랑스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나는 샤를리다”라는 구호가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일각에서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라는 반대의 목소리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현지 일간지 르몽드는 15일(현지시간) ‘샤를리 에브도’ 테러 이후 표현의 자유와 한계에 대해 활발한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즉, “나는 샤를리다”라는 구호가 표현의 자유를 강조하는 의미로 사용된 반면,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라는 구호는 표현의 자유가 아무리 중요하더라도 타인의 종교를 모욕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는 것을 뜻한다.

이와 관련해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날 스리랑카에서 필리핀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표현의 자유를 수호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종교와 관련해서는 한계가 있다”며 ‘나는 샤를리가 아니다’라는 구호에 힘을 실어줬다.

이어 교황은 “누구도 다른 사람의 믿음을 도발해서는 안 된다”며 “누구에게도 다른 사람의 종교를 모욕하거나 놀릴 권리는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테러 이후 지난 14일 발행된 샤를리 에브도의 ‘생존자 특별호’에 이슬람교 창시자인 무함마드 만평이 또다시 실려 논란은 확산됐다. “다 용서한다”(TOUT EST PARDONNE)는 제목이 달린 이 만평 속 무함마드는 눈물을 흘리며 “내가 샤를리다”(JE SUIS CHARLIE)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있다.

이슬람권은 이를 ‘도발’로 규정하며 즉각 반발했다. 레바논 헤즈볼라와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같은 급진 무장단체뿐 아니라 이집트, 이란, 파키스탄, 터키 등 각국 정부도 비판 대열에 속속 합류한 것이다.

파키스탄 하원은 같은 날 샤를리 에브도의 새 만평을 규탄하는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고 블룸버그 통신 등이 보도했다.

아흐메트 다부토울루 터키 총리도 수도 앙카라에서 기자들과 만나 “누군가 예언자를 모독하는 만평을 발행한다면, 그것은 도발하는 것”이라며 “우리는 예언자에 대한 모독을 용납하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한편 샤를리 에브도는 2011년 ‘아랍의 봄’과 관련해 무함마드를 부정적으로 묘사한 만평을 표지에 실어 논란을 불러일으켰고, 2012년에는 무함마드의 누드 만평을 게재해 이슬람권을 중심으로 강한 반발을 야기했다.

이 같은 반발로 지난 7일 이슬람 테러리스트가 프랑스 파리에 소재한 샤를리 에브도 본사를 급습, 총기를 난사해 12명이 사망하고 10명이 부상당했다. 이슬람권에서는 예언자 무함마드의 형상화를 금지하고 있으며 무함마드를 조롱하거나 비판하는 행위에 대해선 가차없이 중형이 선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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